근래 누군가에게 뭔가 새로운 것에 대한 세계를 알려주면서, 그 사람을 그 세계로 끌어들이는 일을 가리켜서 "계약시켰다"라고 주위에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이 말에 대한 연유는 일본 애니메이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인데, 뭐 이건 아는 분들만 아시는 이야기겠죠.


각설하고, 토요일에 당직을 서고 있었는데, 다른 업체 직원 분이 오셔서 놀다 갔습니다. 저희 사무실에는 기계식 키보드가 세 대가 있는데, 하나는 공용컴에 불려 있는 주옥션이고, 하나는 제 컴에 물려 있는 Poker X(적축)이고, 하나는 제가 원래 사무실에서 쓰다가 이제 집으로 귀환시키려고 하는 IBM Model M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직원 분의 사무실에는 Poker X를 쓰는 분이 계셨죠. 자연스럽게 키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제 포커 타건도 시켜주고, 주옥션도 타건 시켜주고 그랬습니다. 그때까지는 그냥 '신기한 세계가 있구나' 정도의 반응을 보였는데, 주옥션의 요즘 멤브레인 키보드에 비하여 거대한 몸체를 보고 난 뒤, IBM Model M을 꺼내서 한번 타건하게 했습니다.


여기서 제대로 반응이 나왔습니다.


"어 이건 정말 느낌이 다른 것이 좋아요."에서부터 "뭐라고 표현해야 되나.. 쫀득하다고 해야 되나.." 등등. 여러 가지 표현이 나오더군요.


그러더니 "이거 구할 수 없나요? 구할 수 있으면 하나 구하고 싶은데요."


보통 멤브레인 키보드들에 비해서 가격이 세다는 이야기도 했지만 어떻게 하나 구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더군요.

제가 장터링 하다가 매물이 있으면 구해놓겠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어쨋튼 한건 계약시킨 듯 합니다. ㅎㅎㅎ

profile

IBM Model M 1391401 : 희색 IBM 로고. 분리형 PS/2 컬드 케이블. 이중키캡. 주력.

IBM Model M 1391472 : 회색 IBM 로고. 일명 우주지킴이(Spacesaver).

IBM Model M 42H1292 : 회색 타원에 파란 IBM 로고, 일체형 PS/2 직선 케이블, 이중키캡, 스페어 키보드

IBM Model M2 1395300 : 뜻하지 않게 소장하게 된 녀석.

KMAC2 (Clear Switch) : 무보강 65 변백 차등.

Poker X (Black Switches) : 휴대용. 흑축.


Cherry G84-4700LPBUS-0 : 모드4, ML스위치,

Cherry G80-3700 : 모드4. 흑축.

Cherry G80-3000-LSMEU(Blue Switches) : 체리청축 풀배열은 클릭의 순정품의 느낌.

Cherry G80-8929LPBKO(Brown Switches) : 최고의 가성비 주옥션.

Cherry G80-8200LPBUS-2(Brown Switches) : 다수의 매크로 키, 구갈축.

Dolch : 구청축 보다는 하우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