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키보드를 이용한 업무가 늘어나서,

집에서 놓고 쓰던, 마제 카모 청축을 회사에 들고 가서 썼습니다.


어떤분은 참 소리 좋다고 하셨지만, 

또 어떤 분들은 시끄럽다 잔소리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분들을 위해 억지로 키스킨도 씌워서 사용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출근했더니, 

키 몇개가 뻑뻑하게 눌려 지지가 않는겁니다. 


도대체 이게 뭘까 싶어서 키캡을 뜯어봤더니, 

누군가가 키루프와 키스킨으로 덮어논 키보드의 

키캡을 뜯고 점액질의 끈적한 물질(콜라로 추정되는)을 몇몇 스위치 사이에 부어놨더군요.


옆에서 그 걸 지켜보던 동료직원 조차도

상식적으로 우연히 흘렸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었습니다.

악의적이랄까요.


서둘러 알코올로 닦아봤지만, 이미 키감은 엉망진창으로 변한 뒤였구요.


그냥 쓰지말라고 말로 하면 될 걸, 타인의 비싼 키보드에 정말 치사하네요.

제가 난리를 쳤더니, 뭐 그런걸 가지고 그러느냐고 일축해버리더군요.

비싼걸 회사에 갖고와서 관리 못한 제 책임이라더군요.


어느샌가 스위치가 딱딱히 굳어버린 것 같은데,

속상한 마음에 수리 보내기 위해 집에 들고와서 포장 싸놨습니다.


그러면 안되는 건 알지만, 참 사람들이 미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