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17개월 아들과 오랜만에 뽀로로 파크에 놀러를 갔습니다.

자, 17개월입니다. 저 개월수 나이때는, 블럭 쌓고 쓰러뜨리고 이런거 좋아하는 때입니다.


오늘 있었던 일은,,,

4~5살 정도 되었나? 그 쯤 되는 아이가, 대형 레고 같은 큰 블럭이 자기 키보다 높게 쌓여진 탑 앞에 서있었고

(그걸 쌓고 놀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고, 쌓여진 블럭 앞에 가만히 서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제 아들이 쪼르르 가서 블럭을 구경하다가 한 쪽을 툭 쳐서 쓰러뜨렸습니다.

뭐 그 때 그 5살 아이는 그냥 멀뚱~ 가만히 있더라구요. 

그러다 잠시 후 한 눈 파는 사이 저희 아들은 남아있는 높은 탑을 또 휙 쓰러뜨렸는데,

쓰러지는 블럭을 그 5살 아이는 한손으로 안 쓰러지게 막으려다 실패를 했죠.

그래서 저는 그 아이 손이 혹시나 아팠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괜찮아~?" 라고 한 마디 던졌고, 그 아이는 또 그냥 가만~~ 있더라구요.

반응도 그렇고 하길래 속으로 '아, 이 녀석이 직접 쌓은 블럭이 아닌갑다~.' 라는 생각을 했지요.

근데 몇 초 후 지 혼 잣말로 심통난 얼굴로 "이게 뭐하는 짓이야!?" 라며 큰 소리를 치더군요.

(저한테 하는 말도 아닌, 제 아들에게 하는 말도 아닌, 말그대로 혼잣말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그게 블럭 때문에 저러나? 잠시 생각이 들었지만, 그 아이를 달래주려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죠.

저는 그냥 그 아이 말투가 굉장히 버릇없는 아이의 말로만 들렸습니다. 마치 부모 말투를 따라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요...

저는 아들이 가는 방향을 따라 그 장소를 벗어나 다른 데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 찰나 5살 아이 엄마가 오더니,

"너 왜그래. 얘가 이거 쓰러뜨렸어?"(지나가는 제 아들을 손가락질하며..) 라고 하더이다. 

테마파크 같은데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 노는 모습중 하나일 뿐이라,

저는 그냥 아들 모습을 보며 가만히 서있었는데,

그 아줌마, 갑자기 저를 잡더니, 

"저기요, 당신 애가 저거 쓰러뜨렸으면 아빠가 대신 저희 애한테 사과해야되는거 아니예요?!" (-> 보자마자 도끼눈이었습니다.)

저는 당황&황당해서, "예? 저는 저 아이가 저 블럭을 쌓았는지도 몰랐고, 저게 쓰러져서 애가 화가 난 줄도 몰랐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심술 가득한, 극성인, 그런 류의 엄마같아 순간 화가 치밀었습니다.

"@#$%^@^@#@%$@%#$" (뭐라뭐라 아줌마가 얘기했는데 지금 내용이 생각 안 납니다)

저는 "아니, 제가 알았으면 저도 미안하다고 했겠죠. 17개월 애가 그럴 수도 있는 건데~ 저는 몰랐습니다."라고 했더니,

"그럼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사과하세요!" 

('이 년이 지금 미쳤나...')

저는 너무 황당하지만... 그래도 애한테 "미안해~" 라고 했습니다. 근데도 아줌마는 자꾸 꿍시렁 꿍시렁 ㅡ,.ㅡ+

그 때 무슨 일이야~ 라면 아이 아빠 등장. 아줌마가 상황설명해주시고, 애 아빠는 그냥 뭐 가만~~

저도 열받아서 혼잣말로 들리게, "아 놔 애들 노는거 그럴수도 있는거지 어이가 없어서 원~" 이라고 궁시렁댔고,

아줌마가 또 지랄지랄하더이다. 그 독기눈 앞에 얼굴 다시 갖다 대면서

"아줌마, 저 처음에 알았으면 사과했습니다.!"

"미안하면 뭐~ 어쩌고 저쩌고~~"

아줌마 면상에 대고 비꼬는 말투로 "미안합니다!" 던져주고 그 자리 나와버렸습니다.


저는,,, 그 아줌마의 행동 100% 잘못 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그 아줌마의 괴씸한 말과 행동에 저도 화가나서 대처를 못한 것은 맞습니다. 감정적으로 했죠. 저도 잘한 거 아니지만,

제가 만약 그 아이 엄마였다면 저는 이렇게 했을 겁니다.

"왜 화가 났어? 아기가 OO가 쌓아놓은 걸 쓰러뜨렸어? 아기가 그럴수도 있는거야~ 우리 다시 쌓아볼까?"

저는 이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진작 그 아이가 쌓았다고 생각했다면, 우리 아이가 쓰러뜨린 후 미안한 표현했을텐데,,,

그 아줌마는 그게 아이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나봅니다. 

저는 그게 아이를 망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몇시간 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그 아줌마 또 임신해있던데, 지금 아이도, 뱃속의 아이도 똑같이 배우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아들, 이제 17개월이라 앞으로 부모로서 이런 비슷한 경험 많이 할 지도 모르는데

정말 지혜롭게 잘 대처하고, 아이 앞에서 화내고 싸우는 부모 모습이 아니라 침착하게 잘 응대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에효~ 마음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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