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2 답글) 키보드를 즐기는 다른 방식에 대하여...

사람들 마다 각기 키보드를 즐기는 방식, 자신의 키감을 찾는 방향이 다 다르니까요...  

수년째 산악자전거를 함께 즐기면서 교분을 나누는 50대의 대선배님이 계십니다.  과거 타자기 시절부터 아론, 세진등 꾸준히 기계식 키보드를 치셨던 분인데, 최근 한달에 한번 정도 저희 집에서 차한잔 하면서 제 수집품을 펼쳐놓고 키보드 파티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오셨었는데, 좋은 키감을 가려내시는 능력이 탁월하신 분입니다.  오늘은 일본산, 대만산 2gs를 단 한키를 눌러보시고는 키감좋은 일본산을 가려내시더군요.  
사실, 상태좋은 대만산은 거의 일본산과 유사한 키감을 보여주기 때문에, 단 한 키를 눌러보고 구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한 1분 이상 두드려 보고는 어렴풋이 맞추었었거든요.  저도 막손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튼, 그분과 여러 키보드를 쳐보면서 키감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옴니키 101를 같이 쳐보았습니다.   옴니키는 아낌없이 정성껏 만들어진 키보드 임에도 불구하고, 대윤님이 지적하신데로 얇은 이색사출키캡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하다가 확장 키캡으로 교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질문을 드려보니까, 대번에 고유의 찰랑거리는 클릭음이 사라질것 같다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권유하시더군요.  

저역시 이전에 같은 시도를 했다가, 오리지날 키캡을 유지하고 있던터라 또 한번 놀랐습니다.  아마도 그 형님과 제가 느끼는 키감이 여러면에서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구요.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옴니키 101의 매력은 만듦새와 찰랑거리는 고유의 클릭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확장 키캡으로 교환하게 되면, 키캡의 흔들림도 덜해지고, 소리도 차분해 지지만, 동시에 울림음이 섞이면서 청명하지 못한 사운드를 창출하고 조금은 답답한 소리로 들리기도 하더군요.  옴니키 101은 체리클릭이나, 다른 버클링 키보드에 비해서 저음이라 거슬리는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처음 접했을때의 신선한 개성이 사라진 느낌... 전 조금 부족해도 오리지널 키캡을 택했었습니다.

얼마전에는 nmb 클릭을 리니어로 개조하면 상당한 키감을 얻을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스위치를 모두 분해해서 흰색 구조물을 제거해 보았습니다.  리니어로서 흥미로운 키감을 체험할 순 있었지만, nmb 고유의 속삭임이 사라진 키보드는 더 이상 제겐 매력적이지 않더군요.  원상복귀를 결정하는데, 3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좋은 키감을 추구하고자 연구하고 시도하는 많은 매니아들의 노력을 헛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마도 그런 노력 덕분에 저같은 사람들이 쉽게 키보드를 이해하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추어 입장에서, 처음부터 절대 키감을 쫒지 않고, 각각의 키보드의 개성과 장단을 즐기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키보드의 세계가 넓고도 깊기 때문일 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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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샤 2005-04-09 00:29
개조냐?, 오리지널이냐? 제 취미가 개조이긴 하지만 전 오리지널을 택하겠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윤 2005-04-09 00:57
더 넓은 관점에서 키보드의 세계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글 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블랙체리 2005-04-09 01:23
저도 능력만 있다면, 빠샤님이나 새드노바님이나 대윤님처럼 개조및 대안을 계속 추구했을 겁니다. 어찌보면,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주는 재미 속에 "절대 키보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
앵두걸러 2005-04-09 08:22
음 진지하게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는 좋은 글입니다. ^^
대윤 2005-04-09 08:42
키보드 개조시에도 오리지날을 설계했던 엔지니어의 의도를 이해한 후에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Leader™ 2005-04-09 10:48
ㅎㅎㅎ 좋은 글입니다... 개조는 더 좋은 다른 모델을 쫒기 위해 하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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