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부분의 보급형 키보드는 키 스위치로 멤브레인(Membrane) 쉬트를, 키 입력에 필요한 반발력을 얻기 위한 작동기(Actuator)로써 러버 돔(Rubber Dome)을 사용한다. 가끔 가다 유니콤프(Unicomp)의 버클링-스프링 키보드나 Acer의 Accufeel 키보드처럼 작동기로 기계적인 스프링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기계식 키보드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제아무리 기계식의 키감을 흉내낸들 키 스위치가 멤브레인 방식이라면 결코 기계식 키보드로 분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계식(Mechanical) 키보드란 말 그대로 '기계식 키 스위치'를 탑재한 키보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기계식 키보드는 각각의 키에 독립된 스위치 유닛이 탑재되며, 내부 금속판의 접촉에 의해 키 입력 여부를 판단한다. 거의 대부분의 기계식 스위치는 작동기로써 금속 스프링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면 철컥대는 소리와 감촉을 연상하기 마련인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멤브레인 키보드의 감촉이 러버 돔(혹은 스프링 등의 기타 작동기)에 따라 달라지듯 기계식 키보드도 스위치 종류에 따라 현격하게 달라진다.

기계식 키 스위치는 키감과 소음에 따라 클릭, 넌클릭, 리니어로 구분하고 있는데 각각의 차이를 설명하기 전에 일반적인 구조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 기계식 키 스위치의 구조

일반적인 기계식 키 스위치는 커버, 슬라이더, 스프링, 지지판, 접점으로 이뤄져 있다. 슬라이더가 아래쪽으로 움직이면 스프링에 의해 압력(반발력)이 걸리고, 지지판이 휘어지면서 슬라이더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압력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접점이 부딪히며 키 입력을 감지한다. 상세한 구조는 메이커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거의 비슷하다.

현재 대표적인 기계식 키 스위치 메이커로는 일본의 알프스(Alps)와 독일의 체리(Cherry)를 꼽을 수 있으며, 국내 메이커로는 아론과 세진이 있다. 키 스위치의 평균 사용횟수는 메이커와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대체로 2천만번에서 1억번에 이른다. 고무로 만들어진 러버 돔에 비해 훨씬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 클릭 Keyclick/Click Tactile Feel

가장 전형적인 기계식 키 스위치다. 키를 누르면 금속제 지지판이 부딪히며 철컥(Click)하는 소리가 들린다.

위 그림은 체리 MX Keyclick의 키 특성을 표시하고 있는데, 압력에 따라 슬라이더가 움직이는 깊이(키 스트로크)와 손을 뗄 때 생기는 반발력과 깊이 변화를 그래프로 그린 것이다. 여기서 Operating Position(Actuating Point : 입력 지점)은 키를 누를 때 입력이 일어나는 깊이를, Release Position(reset Point : 해제 지점)은 키를 뗄 때 입력이 해제되는 깊이를 의미한다. 입력 바로 직전에 키 압력이 갑자기 높아지는 지점은 촉각 감지 지점(Tactile Feel Postion) 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소리 뿐만이 아니라 손끝으로도 키 입력을 감지할 수 있다(체리 MX Keyclick 스위치는 슬라이더에 장착된 플라스틱 부품이 부딪히며 소리를 내기 때문에 클릭 타입 스위치치곤 소음이 적은 편이다).

이렇게 클릭 소리와 손끝의 압력 변화로 입력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기 때문에 Click Tactile Feel 이라고도 부른다. 가장 대표적인 기계식 키 스위치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만, 너무 시끄럽다는게 단점이다.

◎ 넌클릭 Soft Contact/Tactile Feel

클릭 타입의 키 스위치는 경쾌한 소리로 사용자의 귀를 즐겁게 해 주지만 공공장소나 사무실에서는 지탄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손끝으로도 키 입력을 감지할 수 있다면 굳이 소리가 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넌클릭 키 스위치가 바로 이런 물건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 대신 압력(반발력)의 변화만으로 키 입력 여부를 알려준다.

위 그래프는 체리 MX Soft Contact 타입의 압력/깊이를 표시하고 있다. 클릭 타입과는 달리 소리를 내는 부품이 생략된 덕분에 키를 누르고 뗄 때의 압력 변화가 거의 동일하다. 입력 지점(Actuating Point)과 해제 지점(Reset Point/Release Postion)도 거의 같은 위치에 놓여 있다.

소리를 내는데 필요한 부품 - 즉 지지판 등이 생략되었기 때문에 동일 메이커의 제품이라 할지라도 클릭 스위치와 넌클릭 스위치의 키감에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알프스는 클릭보다 넌클릭 쪽이, 체리는 넌클릭보다 클릭 스위치의 키감이 훌륭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키감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 대한 의견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 리니어 Linear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리니어 타입의 키 스위치는 압력 변화에 따른 깊이 변화가 직선형(Linear)이다. 압력에 따라 슬라이더가 움직이는 비율이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손끝으로 키 입력을 감지할 수 없다. 클릭이나 넌클릭 방식에 비교하면 오로지 극단적인 밋밋함만 느껴진다.

20년 전에는 단말기용 키보드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극히 일부의 멤브레인 키보드에서 이런 키감을 찾아볼 수 있다. 아직껏 리니어 타입의 키 스위치를 만드는 회사는 체리 정도밖에 없다.

리니어 타입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인 찬반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손맛이 무겁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번 맛들이면 헤어날 수 없다고 극찬하는 사람도 있다. 손끝에 걸리는 느낌이 없기 때문에 고속 타이핑에 적합한 것은 사실이다.

◎ 그렇다면 어떤 스위치가 좋은가?

클릭, 넌클릭, 리니어 타입은 각기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활기찬 소리로 귀를 즐겁게 하고 싶다면 클릭 타입을 선택하면 된다. 시끄러운 소리는 필요없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손맛을 느끼고 싶다면 넌클릭이 적당하다. 컴퓨터 경력이 20년 가까이 되거나 초고속 타이핑이 몸에 배었다거나, 어지간한 기계식 키보드는 다 써본 매니아 중의 매니아라면 리니어 타입에 도전해 볼만 하다.

- DJ.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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