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첫째, 한국인 감독도 충분히 해 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고요.
둘째, 20대 초 중반의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 수준과 별 차이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는 점.
물론 세계 톱 클래스에 오르려면 좀 더 향상된 기량이 요구됩니다만,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박지성도 처음부터 잘 한 게 아니라 히딩크의 조련과 환경적 배려와 기회가 잠재력을 깨운 것처럼, 현재 대표팀에는 박지성보다 더 잘 할 잠재력을 지닌 선수가 한 둘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박주영에 대한 비난의 시각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 관점에서 볼 때는,
원톱으로 나선 박주영이 길게 넘어 온 공중 볼을 먼저 헤딩하거나 아군에게 연결 시켜준 확률을 보면,
박주영은 분명 월드클래스급에 속한다고 봅니다.

물론 골 결정력과 개인기를 더 키워야 탑클래스로 진입하겠지만
최소한 현재 한국 팀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량을 소유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오랜동안 풀지 못한 숙제는 이해할 수 없는 멍청한 수비가 돌출하는 사태와,
공격에서의 골 결정력입니다.
이것만 갖춘다면 월드컵 우승할 수 있을겁니다.
맨유의 퍼디난드가 한국의 월드컵 우승은 머지 않아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감한 것에 저는 동의합니다.


우루과이 전에서 아쉬웠던 점 딱 한 가지만 찍으라면,
1:1 동점골 넣고나서 곧바로 미드필드 압박을 포기하고 수비위주로 뒤로 물러난 전략입니다.
그것 때문에 완전히 기 죽은 우루과이의 공격진은 소생했습니다.

허정무감독, 이번 대회에서 소중한 결과를 얻었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이런 점에서는 아직 히딩크에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히딩크가 감독이었다면, 절대로 그 상황에서 수비위주로 확 바꾸는 지시는 하지 않았을 겁니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 경기는 흐름이 중요하잖습니까.
잔뜩 쫄아있는데 상대팀에 미드필드를 비워주고  갑자기 뒤로 물러나 소극적인 수비위주로 패턴을 바꾸면
반드시 후회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 축구역사이기도 하지요.

하기야 이것도 결과론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본이 덴마크에 리드하고 있을 때에도 감독은 계속 공격하라는 사인을 보내는 걸 tv로 봤습니다.
완벽한 수비를 할 능력이 없다면, 절대로 경기 흐름을 스스로 역행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오늘 경기를 일본은 많이 참고했을 겁니다.
그리스 전에서 한국이 이겼을 때고 일본은 그것을 참고서로 여겼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선전을 기대할까 말까....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