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평소에 제가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던 친구가 있습니다.
자기도 하나 사고 싶다면서 청축이나 갈축에 많은 관심을 보였었죠. 그러다가 제가 적축을 구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러올겸 적축을 한번 처보고 싶다고 놀러왔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타건하는걸보니 상당히 불편해보입니다. 오타가 마구 나더군요.
저에게 오더니 무슨 키압이 이러냐고 이거 일반키보드만도 못한 느낌이라고 엄청 실망이다 그런말을 하더군요.
그래서 자세히 보고 있으니 키를 바닥까지 치는걸 좋아하는 성격인 제 친구는 너무 푸슉푸슉 들어가서 그런건지 타이핑을 하는데 박자(?)를 못 맞추고 오타가 계속 나더군요. 저도 처음에 적축을 사용할 때는 키압이 너무 가벼워서 오타가 많이 나곤했었는데 지금은 가끔은 적축의 키압이 높은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손이 변화하는거 같네요.
그래서 예전에 사용하던 멤브레인을 잠깐 꺼내서 타건해봤더니 무슨 흑축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집니다.
적축을 쓰다보니 손도 적축에 이미 적응이 되어버린 것 같군요. 조만간 방출하고 넌클릭을 들여올 예정인데 이러다가 넌클릭이 무겁다고 한동안 징징되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300알과 안녕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군요. 더 소중하게 진득하게 써보고 사이버클린으로 깔끔하게 먼지 찝어내고 새로운 주인분 만나뵙게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오늘 날씨가 상당히 우중충하네요.
집에 돌아가는 길에 비가 쏟아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ㅠㅠ
언제나 좋은 정보를 나누어 주시는 키보드매니아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키보드매니아 모든 회원분 모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제 책상은 하판에 키보드 전용 받침이 따로 설치된 구조입니다. 책상 위에는 적축이 있고 받침에는 멤브가 있습니다. 둘을 수시로 번갈아 가며 치는데 그때 마다 느끼는 바가 조금씩 다릅니다.
적축의 경우 두가지 방식으로 타이핑이 가능하죠. 쎄게 쳐서 보강판 때리는 소리로 리듬감을 느끼며 타자하는 경우와 스트로크를 다 채우는둥 마는둥 살살 치는 경우 두가지가 있습니다.
전자의 방식으로 사용하다가 멤브로 교체하면 필연적으로 고무 짖이겨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기계식과 멤브는 스트로크 길이 차이가 엄청 나거든요. 그래서 손가락이 엉킨다고 할가요.... 리듬을 찾지 못하고 엉커버려서 쉽게 피로해지죠. 보강판 때리는 식의 타이핑은 애시당초 멤브레인에서는 불가능한 타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타법이 익은 채 멤브를 타자하면 당연히 엄청 힘들고 꼬이게 되어있습니다. 리얼포스도 이 방식으로 치면 엄청나게 피로합니다.
그러나 후자의 방식으로 살살 치다가 멤브를 치면 멤브가 훨씬 키압도 낮고 피로도도 덜합니다. 일단 들어가는 힘 자체가 차이가 극명해요. 운동량은 중량 * 거리 아닙니까. 기계식이 키압도 높고 운동거리도 길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도 훨씬 높은 운동량을 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게임할 때 동일키를 반복 입력하다 보면 이건 생각하고 자시고도 없습니다. 멤브가 훨씬 낮습니다.
친구분의 경우 기계식 특유의 긴 스트로크에 당황하신 것 같습니다. 멤브 같으면 고무 짖이겨지는 느낌이 나는 순간이 한참 더 지난 상황에서도 쑥 들어가니 말이죠. 청축 처럼 딸깍 걸리는 것도 아니고 갈축 처럼 서걱 수쿵하는 것도 아닌채 그냥 쑥 들어가잖아요. 그러니 적축만의 리듬을 찾지 못하고 엉퀴게 된 것입니다. 적축 쎄게 치다 멤브 칠 때 엉퀴는 것과 똑같은 이치죠.
기계식과 일반 멤브는 여러모로 괴리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둘은 혼용하면 손가락 꼬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헷갈리는 여지가 많은데 오래 비교하며 제가 내린 결론은... 기계식은 맛입니다. 기계식을 사용해서 되려 손이 편하다는 사람을 기계식 특유의 타자하는 맛에 피로감이 잊는 경우거나 이전 멤브를 사용할 때의 타자습관이 정말 안좋았던 경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