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입력기기에 관심이 많았고 어릴적 경쾌한 소리를 들려주며 손가락을 즐겁게 해주던 키보드가 기계식 키보드라는걸 알게 된 후 키보드 매니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이트에 가입 후 장터 이외에는 관심도 글도 남긴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이 사이트에 가입한게 아마도 지금으로부터 1년 반정도 되는걸로 기억 합니다.

그런 제가 오늘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평소 전혀 관심도 없던 자유게시판을 둘러보다가 빨간부엉이라는 회원님에 대한 글이 쇄도 하는걸 보고 궁금증이 일어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여기 저기 키보드를 선물하고 있는 회원이 보였습니다.
아래 어느분이 올린 글 처럼 '돈 많은 회원님이 연말에 다른 회원분들께 선물 돌리나보다'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어떤 키보드인지 궁금해 선물한 키보드의 사진이 올라온 게시물이 있나 계속해서 검색을 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키보드의 사진을 보고 난 후에도 검색을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선물을 받은 회원님들이 올린 글과 그 아래 무수히 달린 댓글들..
그리고 그 선물의 사연을 알게 되면서 키보드 매니아라는 사이트의 내면을 점점 알아가게 되더군요....

빨간부엉이님에 대한 많은 글들과 여러 회원님들의 글은 제게 작은 감동.. 아니 말로는 향언 할 수 없는 따스함이었습니다.

제가 본 글들이 키보드 매니아의 모든 회원의 모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전체 회원수로 따지자면 극히 일부분의 회원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글을 올리신 소수 회원님들이 이 사이트를 끌어가는 주된 회원님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싶군요.

지금까지 여러 사이트를 다니며 한번도 그 사이트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었는데 여기 회원님들은 정말 한번 만나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모임에 나가 회원님들을 뵙고 싶군요)

일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없이 많이 여기를 들락거렸지만 오늘에서야 키보드매니아를 알게된 것 같습니다. 값진 보석을 가치도 모른채 서랍 구석에 박아뒀다가 뒤늦게 그 가치를 알고 서랍 밖으로 꺼내든 기분입니다.

참 안타까울 다름입니다..

물론 여기에 이렇게 글을 남기고 활발한 활동은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몇시간 전까지 여기를 들어오던 저와 앞으로 여기를 오게될 저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겠지요.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한지 8년째, 오래전 정 많고 타인을 먼저 배려했던 제 모습은 언젠가부터 이기심과 타인에 대한 경계로 얼룩져 있었고 따스했던 마음은 매말라버린지 오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약간은 늦은 이 시각에 제 마음에 단비가 내리는 것 같네요..

앞으로 여기가 아주... 아주 많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덧붙임.
빨간부엉이님이 제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뒤늦게나마 정말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언젠가 한번 꼭 뵙고 싶군요..

적다보니 장문이 되어버렸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