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오래동안 청축을 사용하여 왔기에, 이번엔 인기있는 넌클릭 스위치를 사용해보고 싶어서 검색해본 결과, 스위치가 같으면 키감이 그리 차이가 나겠나 싶어서 처음에는 SB74 산토리니로 갈축 입문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일주일간 많은 시간을 들여서 타건을 해보아도 키감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설명하기가 참 어렵지만, 키 하나를 눌렀을 때 매끈하게 들어갔다 나온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깔끔하지 못한 느낌... 키가 들어갔다 나오면서도 이해되지 않는 잡스러운 소음도 적지 않았습니다. 무슨 스프링 같은 소리도 나고... 저가형 키보드 다운 다소 촌스러운 폰트와 하우징 마감의 아쉬움은 둘째치고, 왜 이런 키감에 많은 사람들이 갈축을 찾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특정 키의 높이가 유난히 낮아서 판매처에 문의해본 결과 불량으로 판정되어 그 참에 청축으로 교환을 받고 지금까지 잘 써왔습니다. 청축의 특성상 키감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기계적인 느낌이 많기에, 예전에 사용하던 청축과 큰 차이도 느껴지지 않고, 꽤 만족하며 잘 사용했습니다.

 

 

그러던 중, 뭐 키매생활을 하다보면 의례히 그러듯이, 아~무 이유없이, 어느날 갑자기 닌자 넌클릭 텐키리스를 결제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마눌님 몰래 ;ㅁ;

 

오늘 배송이 와서 잠깐 쳐봤는데....

 

 

 

........................................아.... 이건 뭐.....................................

 

같은 갈축이라고 할 수 조차 없군요;;;

 

키감은 마치 명품실크넥타이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군요. 전에 느꼈던 잡스러운 느낌이나 소음은 일체 없습니다. 한 줄의 문장만 타이핑해봐도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더군요. 

 

같은 보강판 키보드임에도 이렇게 말끔하고 정숙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키캡 때문인지, 아니면 어떤 커스터마이징 때문인지는 몰라도, 솔직히 산토리니와는 비교 자체가 안되더군요.

 

(특히 백스페이스나 스페이스바의 단단한 느낌은 정말 마음에 드네요. =_=b)

 

(=====> 수정: 스페이스바에서 오른손 엄지가 닿는 부분을 살짝 건드리면 살짝 금속성의 소리가(스태빌) 나는군요. 왼손 엄지쪽은 둔탁하니 참 좋은데...그리스를 사와야겠군요.)  

 

 

그런데 제가 시타해보았던 예전 필코에 비해서도 좋은 느낌입니다. 뭔가 더 정숙해지고 단정해진 키감을 느낄 수가 있네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9만원 가격과 165,000원이라는 커다란 가격차이에도 불구하고, 기왕 기계식에 입문하는 분이라면, 꼭 필코를 접해보시길 강추드립니다. 같은 스위치라도 키감은, 개인적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급스럽습니다. (물론 키감 뿐 아니라 훨씬 단단한 느낌의 하우징과 세련된 폰트 등의 완성도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그나저나 선배님들, 마눌님께서 자꾸 "여보, 오늘 배송된 그 상자는 뭐야?"라고 물어보시는데, 이거 뭐라고 말씀올려야 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