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좋은 회원님으로부터 보라카이님이 개조한 3000 갈축을 분양받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과 다르게 몇가지 재미있는 점이 발견되어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커스텀도 물론 좋아하지만 체리의 키보드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3000을 가장 좋아합니다.

뭔가 '나는 키보드다'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는 스타일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매물을 두 번 돌아보지 않고 냉큼 집어왔지요.

 

 전체샷.JPG

 

 

벌써 만든지 6년이 다 되어가는 물건입니다.

전반적으로 깨끗하기는 하지만 측면은 썬텐을 피하지 못했군요.

 

 측면.JPG

 

 

당시 개조 공구를 할 때, 갈축 스위치는 거의 11800 혹은 컴팩 1800에서 뽑아 넣었습니다.

요즘은 거의 보기 힘든 컴팩 1800에서 뽑았다고 하면 뜨악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대량으로 몇 번 들어온 적이 있어서 그렇게 귀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물건도 프린트 스크린 등의 3개가 흑축으로 되어 있는 걸로 보아, 101개의 스위치를 가진 11800 혹은 1800의 스위치가 이식된 것이 확실합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스위치의 색깔이 짙은 것으로 보아 1800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잠깐 만져보니..음... 분명 보라카이님의 그것이긴한데... 조금 이상합니다...

분명 언젠가 만져본 듯한 느낌이긴 한데... 묘한 위화감...

갈축인데, 섬세한 맛이 부족하달까... 조금 지나치게 탄탄하달까..

왤까...

궁금증을 가지며 생각해 보면서 분해를 해 보았습니다.

 

3000절곡.JPG

 

어....어라... 이게 왠일...????

보라카이님 보강판은 대개 도장이 잘 되어 있습니다.

도장은 2가지 스타일이 있습니다. 1) 분체도장 2) 일반도장

분체도장은 개조 초창기 보강판에 들어있는 것으로, 공구 후반기에는 단가의 압박으로 일반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철판 공구 후에 알루미늄 보강판도 제작 했었는데, 이때는 일반도장만 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이넘처럼 검은색으로 도장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넘은 분체도장 버전.

 

1800절곡.JPG

 

근데 3000 이넘은??? 왜 생짜임???

번개처럼 뇌리를 스치는 생각..

보강판의 두께가 다를 지도 모르겠다...

 

 보강판1.JPG

 

가정집에 버니어 캘리퍼스 따윈 없으니, 대충 철자로 재어 봅니다. 보시다시피 2mm에 가깝군요.

 

 보강판2.JPG

 

1mm가 조금 넘습니다.

http://www.kbdmania.net/xe/index.php?mid=tipandtech&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B%B3%B4%EB%9D%BC%EC%B9%B4%EC%9D%B4&document_srl=116508

이 글을 확인해 보시면 1.2mm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3000에 들어간 놈은 뭐냐?

네, 프로토 타입입니다.

1.7mm인가 1.8mm인가로 기억합니다.

처음에 두꺼우면 마냥 좋을 줄 알고 이렇게 몇 개 뽑아 보았는데, 와이즈 보다 키감이 둔해서 1.2mm로 수정해보니 이게 더 나았더라는 후문이 있습니다.

이상태로도 과히 나쁘다고 할만한 키감은 아니지만, 보강판이 두꺼운 만큼 섬세한 갈축보다는 흑축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보너스 샷

이넘의 바디는 2006년 체코 제조로 보시다시피 pbt 레이저 키캡입니다.

근데 묘하게 11800 일자돌기 보다 낫다.. 싶어 보니, 각인이 좀 얕고 섬세해서 레이저로 지진 부위의 까슬거림이 없습니다.

사진으로 잘 표현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

3000키캡 접사

 3000키캡.JPG

 

11800키캡 접사(99년 제조)

 

11800키캡.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