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점 (100점 만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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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에 로지텍 k810을 1-2년 정도 사용해왔습니다.
키감이 나쁜 키보드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휴대용이고, 또 키가 너무 얕아서인지 손가락에 부담이 가서
최근 몇 일 동안 열심히 키보드를 알아보다가, 오늘 큰 맘 먹고 용산으로 갔습니다.
키보드로 워드 작업을 주로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알아보고 적축/갈축/정전용량 무접점식을 중점으로 타건해보고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바로 구입할 마음으로 나갔는데요,
처음으로 기계식/무접점식 키보드를 만져보게 되는 거라 참 설레였습니다.
가기 전에 생각하고 있던 모델은
- 리얼포스 10주년 차등 저소음 (끝판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 필코 마제스터치 MINILA air 갈축 (마제스터치도 평이 참 좋더라고요. 이 제품은 블루투스 키보드입니다)
- 레오폴드 660C (무접점식), 750R(기계식 / 텐키리스), 660M(기계식 / 미니키보드배열)
- 해피해킹
부푼 마음을 갖고 용산에 있는 다들 아실 유명한 키보드 매장에 가서 이것저것 쳐봤습니다.
쳐본 느낌을 초보답게 간략히 올립니다.
1. 레오폴드 660C
키감은 부드럽고 좋았는데 키가 원하던 것보다 무거웠습니다.
키배열은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는데, 펑션키가 오른쪽에 하나뿐이라 참 아쉬웠습니다. 펑션키가 왼쪽에 하나 더 있었다면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660 시리즈는 키배열 때문에 탈락...
2. 리얼포스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에 비해서 실망이 컸습니다.
처음 만져본 리얼포스는 87 차등 저소음 모델이었는데(조금 오래되어 보였습니다) 생각보다 키가 무거워서 가볍게 빠르게 타이핑하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상태가 말끔해보이는 104 45g 균등 모델을 쳐보니 정말 좋았습니다.
적절히 부드러운 압력과 약간의 클릭감(보통 구분감이라 하나요?). 참 많은 분들이 표현하시듯이 적당히 부드러운 밀크 초콜렛 부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모델의 키감 차이를 보고, 이게 바로 리얼포스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는 "러버돔 경화"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큰 맘 먹고 리얼포스 사도 몇 년 쓰다보면 이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리얼포스는 구매 후보에서 결국 탈락했습니다..ㅠㅠ
3. 타입 헤븐 / 해피 해킹
타입 헤븐은 생각보다 참 괜찮았습니다. 같이 간 와이프는 이걸 가장 좋아하더라구요.. 그러나 풀배열밖에 없어서 아쉽게 탈락.
해피해킹은 (예상했듯이) 역시나 키적응이 힘들 것 같아서 탈락...
4. 필코 마제스터치 2 갈축
마제스터치의 갈축이 참 좋다고 해서 많이 기대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갈축인데 레오폴드 청축 정도의 소리가 나고, 또 키감이 안정감이 없이 너무 날라다니는 느낌이라고 할까?
마제스터치 2 갈축 키감을 보고 블루투스 모델 Minila air를 구입하려 했는데 이것도 탈락했습니다.
5. 레오폴드 750R
갈축과 적축을 생각했기 때문에 두 개를 집중적으로 비교했습니다.
저는 갈축보다 적축이 더 맞더라구요. 갈축은 아무리 쳐봐도 적응이 잘 안 되었습니다. 반면에 적축은 가볍게 치면서 적응하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적축은 블랙 or 네이비 / 측각 버전이 없더라구요... 이거 국내에서 구할 방법이 없을까요? ㅠㅠ)
청축과 흑측도 만져봤는데, 흑축은 역시나 너무 무거웠고, 의외의 복병은 청축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가볍고 타이핑이 참 경쾌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청축에 비해서 레오폴드 750R 청축은 소리도 너무 지저분하지 않고, 또 키감도 너무 날라다니지 않고 적당히 안정감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구매리스트에는 전혀 없던 청축을 사오려 했으나...
와이프의 결사 반대. 너무 시끄럽다며....ㅠㅠ
그래서 결국 못 사고 돌아왔네요...
6. 한성 오피스마스터
한성 오피스마스터가 있다는 선인상가까지 가서 만져봤습니다.
일단 컬러가 화이트뿐이고, 풀배열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웠습니다. (저는 텐키리스에 어두운 컬러를 선호합니다)
키감은, 무접점식이라고 하나 지금까지 만져봤던 무접점식 특유의 부드러운 클릭감이라기보다 뭉특한 느낌이 들어서 호감이 가진 않았습니다.
이상 허접한 타건기 끝입니다.
750R 적축 / 블랙 or 네이비 / 영문 측각을 기다리며...ㅠㅠ
한성무접점은 텐키/풀배열 둘다 있는데 아마도 못찾으신것 같네요..
텐키버전은 어두운색입니다.
사람들이 어떤키보드가 끝판왕이네~ 해도 역시 내손에 맞는게 최고로 좋은것이죠.
매장에 제품들은 아무래도 관리의 문제인지 환경의 문제인지 막상 새제품 구매해서 써보면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도 매장에서 타건해보고 구입하는걸 권장하다가 요즘은 그냥 주변에 아는 사람 중에 사용하는 사람 있으면
그 사람꺼 써보라고 이야기 합니다.
매장 진열품으로는 그 제품의 제대로 맛을 못느끼는거 같아서 많이 아쉬운거 같습니다.
시험 타건이 실제 주로 쓰는 환경에서 치는 거랑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 괜찮다 싶어도, 1시간 쳐 보면 또 다르고, 하루 쳐 보면 또 다르고, 일주일 쳐 보면 다르고,
심지어 한 달 쳐보고 아...이래서 별로구...아니면, 칠수록 좋네?
이런 느낌이 드니까, 시험 타건은 거친 filtering out 역할 밖에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험상) ㅠ.ㅠ
경화라기보단 먼지가 많이 껴 자연윤활 된거라고 생각합니다.
45 균등 저소음도 나온지 얼마안되서 쌩쌩하지 곧 자연윤활되면 허허.
이런 식의 비교도 좋은 거지만 소장도 좋습니다.
다가오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사람의 마음은 하루에 열두 번을 변합니다.
사람의 느낌은 하루에 몇 번을 변할까요 ?
정신 없는 매장에서 피곤한 몸을 끌고 열 번 쳐 본 느낌이 올바를까요 ?
차분한 정신에 생기발랄한 컨디션으로 천 번 쳐 본 느낌이 올바를까요 ?
답은 없습니다.
소장도 어차피 관까지 끌고 가는 거 아닙니다.
짧으면 한 주, 길면 일 년입니다.
"수업료" 지불하고, 다른 제품 소장하시면 됩니다.
사는 게 즐겁죠..
(사는 게 즐거웠었죠.. 지금은 딱 하나 소장/사용 중입니다. 50대 정도 수업료 지불했습니다. ^^)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