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예전에 어느 분이 아론전자에 세벌식 최종 자판 키보드 공구를 추진하셔서, 그때 알프스 스위치 아론 키보드로 처음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했습니다.
집에서 한참 잘 쓰긴 했는데 회사에서 쓰려고 하니 좀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체리랑은 비교가 안 되게 소리가 컸으니까요.)
태동
그래서 그냥 회사에서 지급해주는 키보드를 쓰다가... 당시 뜨고 있던 Filco 마제2 갈축을 질렀습니다. 마음에 들어서 마제2 닌자로 하나 더 샀죠. 그러다가 아버지 키보드 맞춰드리면서는 (제가 찾는 곳에서 마제스터치가 잘 안 보여서) 레오폴드 청축으로 해드렸죠. (청축도 궁금해서요.)
사실 마제 두 개 사이에 아론전자에서 알프스 키보드를 하나 더 사긴 했었어요. 그런데 키감이 예전이랑 너무 달라서 급 실망해서... 방구석에 쳐박아 두게 되었습니다.
잠복
큰 지름이 없던 와중... 어느날 리얼포스에도 호기심이 생겨서 묵각 차등 104키로 질렀다가... 키감이 마음에 안 들고 일부 키는 너무 가볍기도 해서 얘도 방구석 신세가 되버렸어요. (5년 넘게 안 쓰고 있었네요.) 얼마 전에 주변에 리얼포스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꺼내봤더니 키감이 예전에 비해 또 너무 무거워졌더라고요... 그제서야 리얼포스 키보드는 안 쓰고 묵혀두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ㅠㅠ
이 다음부터는 또 아주 오랫동안 키보드를 지르지 않았습니다. 맥을 쓰기 시작하면서 맥 무선 키보드를 사긴 했네요.
강림
그러던 어느날 무엇이 강림했을까요? 네... 지름신이 강림하셨습니다... 킥스타터에서 타자기 닮은 Qwerkywriter라는 걸 보고 냉큼 펀딩했죠. 이거 때문에 회사에서 쓰려고 블루투스 동글도 샀어요.
그 다음엔 회사 동료분이 추천하신 Gateron Clear 축을 쓰는 Varmilo 108키 유선 키보드를 질렀습니다. 이거 쓰고 나니 Qwerkywriter의 Kailh 청축은 무거워서 못쓰겠더라고요;; oTL (Massdrop에서 질렀었는데 얼마 전에 이게 다시 뜬 걸 보고 하나 더 질렀습니다.)
근데 또 킥스타터에서 Flaretech 광센서 쓰는 광키보드로 Wooting One이라는 물건이 나와서 그것도 펀딩했어요. 청축/적축 자유롭게 교체가 가능하고, 디지털/아날로그 모드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물건이라길래... 레이싱 게임 같은 거 할 때 재밌겠다 싶어서요.
그 다음은 Massdrop에 또 신기한 게 올라왔더라고요. Hall effect 스위치라고 해서, 원자력 발전소 제어판에 쓰이는, 신뢰도/내구도가 압도적인 방식이라고... XMIT라는 곳에서 이걸 부활시켜 소비자용으로 만든다고 하길래 그것도 질렀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IBM Model M 키보드에서 쓰던 버클링 스프링 방식이 너무 궁금해서 유니컴프 울트라 클래식도 질렀지요.
그러던 어느날...
어느분이 키네시스를 지른 걸 봤습니다. 오래는 아니고 그분 자리에서 몇 분 써봤는데 너무 적응하기 어려울 거 같더라고요... 또 Gateron Clear 축에 적응해버린 이상 체리 갈축에는 관심이 적어져서 지름신의 부름은 듣지 못한 걸로 치기로 했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그런데... Wooting One, XMIT, 유니컴프 키보드가 아직 배송은 커녕 생산되지도 않았는데, 그만 무시무시한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예전에 알던 친구가 요즘 뭐하나 싶어서 그 친구가 올린 글을 훑어보고 있는데... 좌·우 분리형 키보드가 보이는 거였어요. 모니터 옆에 키 배치 인쇄해놓은 것도 보였는데, 펌웨어 계속 굽다 보니 이젠 배치가 인쇄물이랑 딴판이 돼었다고 적어놓았더군요.
여기서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네... ErgoDox EZ였습니다. 그리고 지르고자 하는 욕구가 고개를 슬금슬금 들었지요...
이걸 질러 말어 고민하다가, 예전에 Varmilo 추천해주셨던 동료분께 보여드렸더니 맹렬하게 반응하시더라고요. 그리고 Varmilo 키보드 하나 더 괜히 지르셨다면서 저를 매우 원망하셨습니다... ErgoDox는 조립 키트만 있는 줄 아셨는데 완제품도 판다는 걸 처음 아셨다는 거예요. 이분이 보이시는 관심에 뽐뿌받아서 결국 전 이거마저 지르고 말았지요... 하아...
그리고 오늘 드디어 ErgoDox가 도착해서 얼마 전까지 세팅 씨름하다가 와봅니다.
계속 한영키가 안 붙은 키보드만 써서 윈도에서 Shift-Space로 한영전환 레지스트리 사용하고 있었는데, 얘 한영키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감이 안 잡히네요. Shift-Space 레지스트리 지우고 오른쪽 Alt로 한영전환 켠 다음에 오른쪽 Alt 키를 만들면 되려나요?
이건 한숨 자고 나서 다시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우선은 PC에선 Shift-Space, 맥에선 Cmd-Space로 한영전환 설정했어요. PC에선 Alt-Tab, 맥에선 Cmd-Tab 하기 편하게 만들었고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