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지는 모르지만, 전 감기가 독하게 들면 청소를 하고 싶어지면서 청소를 하게 됩니다.

제 보유 키보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들 허접 번들인데 웬지 사용하게 되더군요.
KB-9965 (컴팩 알파DS-10 번들) : 현재 사용중인 주력입니다. 멤브레인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회사다닐때 얻어다가 아직까지 사용중입니다.
세진 103 (HP번들) : 윈도우키가 나오고 용산에도 103이 사라질 무렵 이녀석을 마지막으로 힘들게 샀던 기억이 나는 군요. HP 번들이 풀린듯, 자주색 키캡입니다.
IBM 5576-B01 일본어 모델. : IBM의 마지막? 486 모델에 번들되어 윈도우즈XP 나오기 전까지 친척집에서 활약하던 녀석입니다. 일타 쓸 때 쓰려 했는데, 별 필요 없더군요. 뜯어보니 미츠이가 제조한 녀석인 것 같습니다.
Lg-IBM 번들 네츄럴 키보드. : 누가 줬습니다. 의외로 치기 편한 녀석이었죠. 스페이스바가 건들거려서 안썼는데, 뜯어보니 쇠걸쇠가 빠져있더군요. 3단계로 분리된 철판에 수많은 나사... 조립하다 잘못끼우고 빼고... 수도 없이 드라이버 돌리게 만들더군요.

9965만 쓰는데, 어쩐 일인가 쟁여둔 녀석도 같이 하면 효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말았던게 화근이었습니다. IBM은 단단하게 박혀있어 뽑다가 스위치 부분이 하나 약간 깨지고, 세진은 키캡 뿌리가 하나 부러졌습니다. 뭐, 크게 부러진게 아니니, IBM은 그냥 쓰고, 세진은 본드로 붙여놓아야 겠군요. 키캡 리무버? 그런거 없습니다. 그저 일자드라이버 하나와 지렛대 원리면 다 끝입니다. OTL.

결국 다 뜯었습니다. 9965야 워낙 자주 뜯으니 별 생각이 없었는데, 나머지 3녀석은 90년도 중후반 모델들 주제에 밑에는 다 철판으로 보강되어 있더군요. 9965야 여러번 했기에 끝났는데, 나머지는 아직도 먼 산입니다. lg-ibm을 고쳐놓으니 꽤 키감이 돌아와서 9965를 봉인하고 사용할까도 생각중입니다.

근래에 과거 컴퓨터 부품들을 다 내버리면서 키보드도 버릴까 해서 손대다가 결국 오히려 청소하고 말았군요. 다들 근 10년이 넘어가기도 한 녀석들이지만, 아직도 잘 돌아가는 군요. 가끔 기계식이나 고급인 녀석도 손을 대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이 녀석들의 마수(?)에 빠져서 넘어가질 못하는 군요. 하나씩 고장이 나줘야 할 터인데. T_T;

내일은 나머지 녀석이 마를 테니 조립을 마저 끝내야 될 것 같습니다. 좋군요. 이런것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