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안타까운 소식이라고 적었는데 안타깝다기 보다는 사실 열받는 소식이 아닐까 싶네요. (차분하게 웹 서핑을 하다보니 알게되네요)

1. 간신히 일자리가 생겨서 며칠전부터 일을 하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집에서 좀 멉니다.
오늘 채용 신체검사서를 떼오라고 해서 멀리 읍내의 의료원에 가서 붙어있다가 떼서 돌아왔는데 종일 기다리면서 출퇴근에 들어가는 기름값을 계산해보니 20만원은 소요가 될 거 같더라구요. 시골서 받을 수 있는 월급이래야 뻔한데 (제가 도시서 벌던 급여의 60% 수준)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 싶더라구요. 현재 하한가를 친 기름값은 앞으로 계속 올라갈텐데...
그래서 몇달 있다가 연비좋은 스쿠터나 사서 타고 다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얼마나 하나 알아보던중  운전면허가 있으면 탈 수 있던 125CC이하의 바이크를 내년부터 타려면 모두 원동기장치 면허를 따야한다는 (무면허로 탈 수 있던 저배기량의 것들까지도)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을 하며 도시로 면허를 따러 간다는 게 쉬운일도 아니며, 저가의 오토바이로 생계를 꾸리거나 교통수단으로 삼는 이땅의 엄청난 수의 사람들에게서 받아낼 인지세의 금액을 생각하면 세금을 긁어들일 목적으로 시행하는 정책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어서 무척 화가 나더라구요.

2. 개를 키우려면 세금을 내야한다니??
글을 자세히 읽어보진 못했지만 '애견세'라는 입법을 추진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다는 글을 본 거 같습니다. 도시에서는 가족들의 식구로, 외로운 사람들의 반려동물로, 시골에서는 집을 지키는 최소한의 수단으로 인식되는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생명을 키우는 일에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니 참 황당했습니다. 도대체 책상에 앉아서 국민들에게 돈 뜯어갈 연구만 하는 부서라도 있는건지.. 어이없기도 하고 그러네요.
개를 몇마리나 키우는지 조사하고 다니는 곳도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던데 최근에 이곳에서도 인구조사의 명목으로 나와서 둘러보고 물어보고 가기도 하고, 이장이 나와서 뭘 여러가지 적어가기도 하고 그러던데 그게 그런 세금을 물리기 위한 사전조사가 아닌가 싶어서 문득 열받더라구요.
실체를 모르는 간접세로부터 이런 충격적인 발상의 직접세까지.. 얼마나 더 살기 어려운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 국고를 충당해야 속이 시원할지 걱정입니다.
정치에 대해서, 경제에 대해서 쥐뿔도 모르지만 사람이 갖는 본능적인 '열받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3. 너무 비싸져버린 외국물건들
이건 매우 개인적인 얘기입니다만 조만간 컴퓨터를 장만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는중입니다. 시골에 살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의식이 낙후되고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상 현실입니다. 환율이 올라서 어렵다는 뉴스를 들어왔지만 환율의 여파라는 것이 어떤것인지 몸으로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듯이 떨어지는 현실감각은 그런 것들과 저 자신을 분리 시켜서 생각하게 했었나봅니다.
컴퓨터 장만을 위해서 단품들의 가격과 가격대비 괜찮은 물건의 목록을 적어보던 중 마지막으로 5.1채널 스피커를 봤습니다. 원래 로지텍사의 z-5500을 사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몇년 사이에 그것보다 가격도 좀 떨어지고 좋아진 제품이 나온게 없나하고 봤더니 쓸만한 신제품도 안보이고 z-5500은 외국에서의 실 가격보다 국내에서 두배가까이 비싼제품이라고 욕먹어 왔었는데 몇년전에 보던 30점 중반대의 가격을 뛰어넘어 40점 중후반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걸 보고, 솔직히 욕이 나오더군요. 그러면서 '아! 이런게 환율의 무서움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제가 필요하니 실물경제를 채득하게 되는 어리석음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것 하나에서도 이런데 환율의 총체적인 직격탄을 맞고 있을 사업하는 분들을 생각하니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여하튼 수년전에 최저가 12점 정도 일때도 비싸서 사지 못했던 70년대 모그룹의 박스셋이 지금 찾아보니 20점이 넘게 판매되고 있는걸 봤을 때 물건너 오는 물건들을 사려면 큰맘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주저리..궁시렁.. 거려봤습니다.

곧 연휴네요.
즐거워야 되는데..
즐겁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