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일찍 회사에  일이있어 지난 밤 근처 찜질방을 이용했습니다.

1시경부터 잠을 청하기 시작하여

2시 40여분 경 눈이 살짝 떠졌습니다. 어수선함 때문에(참고로 저는 찜질방서 잠 깊이 못 잡니다..)

머리 옆에 두었던 폰을 켜서 시간을 확인한 후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3시가 넘어서 또 한 번 눈을 떴었던거 같습니다...

그 때 역시 폰은 머리맡에 있었습니다..

자다가 또 눈이 떠졌고, 시간을 확인하려고 손으로 더듬더듬 머리맡을 휘적대는데

안경 말고는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잠결이었지만, 몇초만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한참을 수면실에서 제 폰을 찾았습니다. 안 보입니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듭니다... 뉴스 기사에서나 보던 찜질방 도난 사건들이 저한테도 일어나다니...

당황스러움이 몰려옵니다. 기기 자체에 대한 아쉬움보다,

그 안에 저장된 10개월 된 제 아들녀석의 사진들과 동영상들,,,, 

그 무엇보다 소중한 이 추억들을 통째로 도난 당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아쉽고, 화가났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화도 많이 났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 폰을, 그것도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머리에 그냥 두었으니 

이건 "자, 그냥 가져가시오."라고 말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ㅜ


10여분 이상을 무엇을 먼저해야할지 생각해봤습니다.

5시에 알람을 걸어놨으니, 이 훔쳐가 도둠놈 새끼가 아직 내가 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내 폰을 만지작한다면 알람이 울릴것이다!라는 바보같은 생각을 하면서 잠시 기다려봅니다.

근데 훔쳐간 놈이 바보가 아니라면 폰을 우선 꺼뒀을거라는 생각에,, 카운터 전화로 내 폰에 전화를 걸어보지만

역시나,,, 제 폰은 전원이 꺼져있습니다 ㅡㅡ;;;;; 이 망할노무 개새끼 진짜!!!!!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하나 카운터에 물어보니, 요새 폰 도난 사고가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일어난다고 합니다..;

신고하시는 분도 있다고 하나 찾은 적은 없었답니다. 

일단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했더니 5분 정도 뒤에 경찰 두 분이 와서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제가 원한 건 이거 하나였습니다.

분명히! 제가 4시에 깬 뒤로, 나간 사람은 허름한 아저씨 한 명이었고, 지금 분명히!! 이 찜질방 안에 범인이 있을거 같으니

여기 있는 사물함을 경찰 권한으로 다 뒤지는거,, 그거 하나였습니다.

근데 역시나, 그럴 권한은 없답니다.

그럴러면 수십명을 다 깨워서 동의구하고 사물함을 뒤져야하는데 그게 되겠느냐 그럽니다....

동의없이 저는 싸그리 다 뒤져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더더욱이 안되겠지요...


아들 생각이 더 납니다.... 그 추억들 어떡하지........


그렇게 경찰 조서를 간단히 쓰고, 형사 접수를 하고 경찰은 되돌아갔습니다.

그리고 A4용지에 되돌려주시기를 부탁&호소하는 간단한 글을 쓴 뒤 엘리베이터 문에다가 붙였습니다.

혹시라도 나가다가 그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바뀌기를 기대하면서요,,,,


4시 반 이후부터 지금까지 폰은 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무료문자 서비스로 사정사정을 하면서 되돌려 달라고,, 가족들의 소중한 추억들만큼은 받고 싶으니

되돌려주시라고.. 그게 정 안되면, 제발 폰에 있는 사진, 동영상들 만이라도 제 메일로 달라고 메일주소까지 문자로 보냈습니다.


이 사람은 해외에 팔려고 훔쳐간 것일까요...

아니면 가져가서 그냥 아이팟처럼 쓸 생각인 걸까요...

제 문자라도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제 생애 처음 분실해본 휴대폰,,,,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 동네가 싫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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