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godox 키보드의 조립 / 사용기를 일전에 올린 적이 있었는데, (http://www.kbdmania.net/xe/index.php?mid=review&page=2&document_srl=8706553) 구매에서부터 사용까지 어느 부분 하나 접근성이 높지 않은 매니악한 물건인데도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계셔서 살짝 놀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이한 배열이나 사용성도 문제지만 역시 가장 큰 걸림돌은 완성되지 않은 조립 키트를 구매하고 납땜해야 하는 번잡스러움인데, Indiegogo에서 며칠 전에 시작된 캠페인이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Ergodox 배열의 키보드 그대로이고, 컨트롤러 사양도 Massdrop의 조립 키트와 동일하기 때문에 펌웨어가 호환됩니다.  그외 키캡을 제외하고 구매하거나 키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는 등 선택의 폭도 대체로 유사한 것도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Massdrop의 아크릴 케이스가 아닌 성형된 ABS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단점을 꼽아보면 캠페인이 성사될지 아닐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첫번째인데, 26일 남은 시점에서 절반정도 모금이 성공한 것을 보면 이 부분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가격으로 배송비가 30$ (!)에 키캡 없는 기본 모델이 215$니 최소한 한화 26-27만원정도가 들어갑니다. Massdrop 키트로 조립해보았을때 가격차이는 크게 없었으니 조립비용을 아낀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격대 자체가 어지간한 고급 키보드를 뺨치는 가격인 점 자체는 여전히 단점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작 계획 일정인데, 현재 예정대로라면 생산이 일정대로 완벽하게 진행이 되어도 올해 말에나 가야 배송이 시작됩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되는 하드웨어들의 일정 연기는 꽤나 일상적인 상황이고 보면 자칫하면 내년이나 되어야 배송이 시작될 확률도 적지 않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단점만 그득한 펀딩같지만 조립 키트와 거의 유사한 가격에 개인 조립보다는 완성도가 높을 확률이 많은 키보드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려해볼만 합니다. Ergodox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가운데, 자금의 여유가 있고, 지른 다음 반년 정도 잊어버릴 수 있으신 몇 안되는 분들께만 해당될 것 같은 펀딩이긴 합니다만.. 

 

펀딩 캠페인은 https://www.indiegogo.com/projects/ergodox-ez-an-incredible-mechanical-keyboard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