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주제에 감히 글을 올려봅니다. 

예전에 처음 컴을 샀을때... 아마 1990 년 일겁니다.
알프스 키보드를 들이고 멋도 모르고 쓰다가 나중에 101키 104키 등이 나오면서...
" 내 키보드는 왜 이리 키 수가 적지? .. 그럼 바꿔야지..." 하고 그냥 내다 버린 적이 있습니다. 오호통재라~

작년 정말 우연히 웹서핑하다가 키보드 매니아를 발견하고... 키보드같이 돈 만원 짜리 기기도 매니아들이 있나? 하고 상당히 의아해 하면서 이것 저것 읽다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심오한 키보드의 세계가 있던군요. 갑자기 관심이 동~

그래서 처음으로 들인게 마제 텐키리스 갈축입니다. 써보니 키보드 칠때마다 찰랑찰랑 하면서 쑥쑥 눌러지는게 참 재미있더군요.
한동안 워드를 열고 그저 아무 의미도 없는 글을 쳐댔습니다. 손가락의 열락을 위해서...

점점 텐키리스의 컴팩트 함이 맘에 들다보니 그보다 더 작은 미니키보드는 얼마나 더 좋을까 해서 구입한게 중고 체리 4100 입니다.

받고 보니 엥? 왜 이리 키보드가 쬐끄매? 장난감인가?

일단 집의 데스크 탑에 연결해서 사용해보니 또각또각 하는 ML 스위치의 소리와 약간 탄탄한 듯하며 쫀득한 키감이 맘에 들더군요.
게다가 정말 좋은건 마제와 달리 키보드의 총 두께가 얇아서 손목이 매우 편하고 키 스트로크가 짧아서 바닥을 치는 또깍 소리가 너무도
경쾌했습니다. 그리고 훨씬 비싼 마제에 비해 키눌림이 좌우 흔들림이 없고 그저 정확하게 상하로만 운동을 하는 점 또한 정교한 만듬새로 느끼게 하더군요. 

그런데 와이프의 구박으로 (너무 조그맣고 키패드가 없다고 불평을 하더군요.)  결국 4100 은 회사로 가져가고 집에서는 마제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한동안 마제와 번갈아 치다보니 자꾸 마제보다는 4100 이 좋아지더군요. 그런데 4100 의 키피치 및 키의 넓이가 조금 좁다보니 오타가 많이 나게 되고 또 서걱거리는 느낌으로 이 키보드도 아닌가벼 ... 하는 생각으로 결국은 TG3을 구하게 됩니다.

외모가 정말 어여쁜 TG3 를 구하여 회사 피씨에 연결후 사용을 해보니 TG3 은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키감은 매우 탄탄하고 바닥을 칠때 챙챙  하는 금속성의 경쾌한 소리에 반하게 되더군요. 근데 두꺼운 두깨 및 단단한 키감이 손목과 손가락에 피로를 일으키고 한영키의 전화 및 한자 쓰기가 불편하다보니 서랍으로 잠을 재우게 되더군요. (사실 두꺼운 두께는 손목패드를 쓰면 어느정도 해결이 되리라 보입니다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제 취향상, 손목패드를 쓰는게 싫더군요.)

4100 으로 다시 돌아가서 좀 오타가 나더라도 인내심으로 꾸준히 치다보니 점점 4100 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짧은 키 스트로크, 얇은 전체 두께, (다른 기계식에 비하면 정말 얇은 편입니다.) ML 스위치의 쫀쫀하고 또각 거리는 특유의 소리... (뭐라고 해야 하나 마제갈축, TG3 모두 약간 금속성의 챙챙거리는 소리가 나는 반면 4100 은 약간 탄성이 있는 프라스틱 혹은 마작판을 두드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거 너무 좋아요~)  그리고 스위치가 좌우로 흔들리지를 않는것 같은 느낌이 매우 정교하게 느껴지더군요.

지금은 조그만 키에도 적응하고 점점 부드러워져가는 ML 스위치의 또각거리는 소리에 요샌 정말 키보드 두드리는 맛이 납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키보드를 하는 한 정말 한번 써볼만한 키보드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동일한 ML  스위치로 4100 의 키캡넓이 및 피치를 조금 크게만 만든다면 정말 미니키보드의 지존이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바입니다.

키보드 매니아여... 4100 을 한번 사용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