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후타바 스위치와 버클링 스위치는 써본 적이 있고, 현재는 체리 스위치 키보드를 3개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알프스 스위치가 장착된 키보드를 구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어서 비슷한 느낌의 스위치를 가지고 있는 마티아스 키보드를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Secure Pro라는 모델인데, 이미 국내에 정식 출시된 Laptop Pro와 거의 같은 모델입니다. 연결방식이 블루투스가 아니라, 보안이 강화된 무선 연결 방식이라는 점만 다른 것 같습니다. 스위치는 Quiet 스위치라고 댐퍼가 있는 알프스 호환 스위치입니다.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출시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느끼지 못한 키감을 느껴볼 수 있다는 건이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선 기계식 키보드는 흔치 않은데 무선이라는 점은 장점입니다. 특히 블루투스가 아닌 무선 키보드는 제가 알기로는 기성키보드 중에서는 유일한 것 같습니다.사실 블루투스나 무선이나 큰 차이는 없을 것인데, 제가  예전에 블루투스 방식 키보드를 쓰면서 스트레스를 크게 받은 적이 있어서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요즘은 블루투스 기술이 더 발전해서 별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키감은 체리 갈축에 비하면, 구분감이 더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누르는 재미가 더 있고, 키압이 더 높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소음은 갈축보다 약간 덜한 편인데, 조용하다는 점을 전면으로 내세울만큼 조용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 가장 조용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소음키보드로는 펜타그래프 방식을 빼면 리얼포스 저소음 만한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터리도 충전식으로 내장되어 있다는 점도 편한 것 같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걱정되기는 합니다.




그래도 쓰다보니까 이런저런 아쉬운 점이 눈에 보이더군요.


일단, 하우징이 유광이라서 잔기스에 약하고, 신품인데도 흠이 좀 보입니다.


다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캡스락에 LED가 있는데, 캡스락이 눌러져있는지를 알려주는게 아니라, 충전이나 온오프를  알려주는 기능만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Fn키를 누르면 넘버락으로 작동할 것 같이 인쇄된 키가 있는데, 인쇄만 NumLock이라고 되어있을 뿐 실제 넘버락 기능을 하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텐키를 쓰기 위해서는 Fn키를 누르면서 해당 문자열 키를 눌러야 합니다.


다음으로 배열상에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텐키리스가 아니고 레오폴드 660C와 유사한 배열인데, Del키의 위치가 조금 엉뚱한 곳에서 있어서 익숙해지기 어렵고, Home키와 End키를 Fn키 조합으로 써야 합니다.


만듦새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마감이 잘 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또 각 키마다 키감이 균일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키는 슬라이더 마찰음(피치가 높은 음)이 나고, 키압도 키마다 차이가 납니다. 이건 제가 예민하지 않은 편이라는 걸 감안하면(저는 체리스위치 쓴 기계식 키보드를 쓰면서 편차를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상당히 큰 편차인 것 같습니다.


키가 좀 흔들려서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도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수평이 완벽히 맞지 않아서 한쪽 귀퉁이가 살짝 뜨고 고무발이 하단 양쪽에만 있고 상단에는 아예 없어서, 키보드가 좀 밀린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마티아스가 알프스 스위치를 장착한 예전 애플키보드를 계승하려고 노력하는 점은 높게 사고 싶지만, 완성도면에서는 국내 업체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잘만든 기계식 키보드 하나를 사서 주력으로 쓰시고 싶은 분들한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 키보드 쓰시면서 다른 키감의 키보드를 쓰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목적으로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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