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사고에 마음이 힘들지만..

혹시 필요하신 저 같은 초보들이 있을까봐 간단히 몇 자 적고 자렵니다.


지난 주에 피씨기어 사장님께 새로운 660c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렸습니다.

1주일이 지날 즈음 조급함에 사이트에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마침내 입고 기사를 보고 오늘 피씨기어로 향했습니다.


저는 1주일 전까지 기계식키보드의 'ㄱ'도 모르던 사람이었습니다. 완전 생초짜.

그러다가 이곳을 알게 되고, 피씨기어와 리더스키 매장의 존재를 알게 됐고, 그곳에서 660c를 만져봤지요.

아, 여타의 기계식과는 완전 달랐습니다. "이건 뭔가요?" "그건 기계식이랑 달라요"

그래서 오늘을 기다렸는데.. 음. 결국은 750r 적축을 구입했습니다.

타건영상이나 자세한 제품리뷰는 다른 분들이 많이 올려주셨으니..

저는 그것들과 다른 몇 가지를 적어봤습니다.


1. 660c승화가 이전 660c와 느낌이 달랐습니다.

아.. 이건 생초짜인 저로서는 표현이 어렵습니다.ㅠㅠ 미세하게 뭔가가 달랐습니다. 지난 주의 그 감동이 없더군요.. 누가 설명 좀..

거기에 상승한 가격도 한 몫 거들면서 눈을 돌리게 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승화인쇄에 무접점이 22만원이면

엄청 저렴하다고들 하시는데.. 학생 입문자에게는 그 느낌은 조금 높더군요.


2. 씽크패드만 8년 사용한 경험도 영향을 줬습니다.

노트북만 8년 쓰다보니.. 낮은 키높이에 적응이 됐나봅니다. 그런 저에게 660c승화는 확실히 높았습니다.

타건하는데 자연스럽지가 않고 뭔가 더 높게 손가락이 올라가야 했습니다. 이점도 이전 660c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점에서 750시리즈는 적당한 키높이였습니다.


3. 타건 자세와 상황이 주요했습니다.

처음에는 피씨기어에서 선 상태로 660c를 눌러보고 '좀 아니네..' 하면서 다시 다른 것들을 눌러보는데

750r 흑축이 그나마 맘에 들어 사겠다고 말씀드리자 품절이라고 하셨습니다.(피씨기어 매장에는 750r 적축 샘플만 없었음).

이도저도 안 되니 집으로 향하다가.. 리더스키가 늦게까지 영업하는 것 같아서 들러봤습니다. 


생각해보면 피씨기어에도 앉아서 컴퓨터에 연결해서 타건해볼 수 있는 장소가 있긴 한 것 같습니다만..

처음에 보면 직원자리? 같기도 하고.. 좀 그렇습니다. 그런데 리더스키는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 떡 하니

'여기 앉아서 마음껏 쳐보시지요' 느낌의 자리가 준비돼 있습니다. 마침 660c승화가 연결돼 있었는데 역시 좀 아니었습니다.

맨 위의 열부터 맨 아래 열까지의 각도랄까.. 전체적인 구조가 타건시에 부조화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키감 자체는 기계식과 차원이 다르지요)


그리고 750r를 종류별로 바꿔가며 컴퓨터에 연결해서 타건해봤습니다. 한 번이 아니라 또.또.또...

(피씨기어가 나쁜 건 절대 아니고요ㅠㅠ;; 단지 그때(6시30분)  피씨기어가 곧 닫을 시간이라 그런지 제가 급했네요..)


결론은, 타건은 "앉아서" "컴퓨터에 연결해서" 해봐야 알겠더라고요


750r 흑축은 그냥 쳐보기에는 좋았는데, 실제 글씨가 써 지면서 높은 압력(사용했던 노트북에 비해) 때문에 힘도 들고,

오타가 조금 나왔습니다. 갈축은 압력이나 키감은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청축맛이 조금 느껴져서 더 재미있었지요.

그런데 소리가.. 좀.. '팅''팅' 거리는 느낌이 있어서 이게 갈축에서 유난히 통울림이 있는 건지 여쭤봤는데

750r은 흡음재가 있어서 통울림은 다 같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계속 바꿔가면서 비교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적축이 '다다닥' 안정감 있게 들어가는 느낌이라면 갈축은 '팅팅'느낌이 섞여있었습니다.

그리고 적축이 조용하다고들 하는데.. 결국 바닥을 치는 소리 자체는 꽤 있네요. 씽크패드보다 많이 시끄럽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10점?

그럼에도.. 기분 좋은 깔끔한 소리라 최종적으로 이 녀석으로 데려오게 됐습니다.  


일단 이렇게 시작은 하지만.. 조용한 타자가 언젠가는 필요할 것 같기에..

무접점 키보드는 계속 주시하게 될 것 같습니다.

키보드의 개념도 잡히지 않은 허접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