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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번에 소개할 키보드는 1998년도산 세진 멤브레인 키보드이다. 세진 키보드는 많은 유저들이 기계식이든 멤브방식이든 한번 이상은 사용하는 제품이다. 그러면서 마치 계륵처럼 영원히 존재하지 못하고 일반 싸구려 키보드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1. 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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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필요하겠는다. 정말 특징하나 없이 스탠다드한 보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정말 외형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나 할 말이 그렇게 많은 보드는 아니다. 


그런데 이 키보드... 세진 키보드 답지 않은 곳이 있다. 그 것은 키캡이 기존의 이색출사가 아닌 마치 그냥 실크 인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올드 세진의 특징이라함은 고딕과 명조가 공존을 하고 마치 아주 선명하다 못해서 글자만 보이는 두꺼운 이색사출 키캡이 특징인데, 어찌 된 일인지 2233의 키캡은 얇고 활자의 인쇄 또한 세진 답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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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세진의 특징인 후타바 슬라이더가 보인다. 멤브레인이든 기계식이든 올드 세진의 특징은 모두 후타바 슬라이더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멤브레인이니까 슬라이더만 사용되었고, 그 밑에는 리버돔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뭔가 모르게 영문 타이포나 한글의 타이포가 어색하다. 솔직히 말해서 "뭐가 이상하지..."라는 마음으로 뚫어져라 보니까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세진 키보드를 받으면서 느낀 것은 "이상하다"라는 것이 첫번재 생각이였다.


그런데 저 얇고 빈약한 키캡은 어떻게 된 것인지 개인적으로 의아했다. 1998년 1월 제조, Made in China라 공적상이 문제인지 아니면 그 때부터 원가 절감 차원에서 저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쇄의 퀄리티는 정말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는 보드였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인쇄 자체도 중심없이 이리저리 인쇄 된 것을 보니 아마도 대륙의 퀄리티가 노골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빈티지 스탠다드 키보드가 그렇듯이 특징없는 평범한 스텝 스컬쳐2를 하고 있으며 만든 이음세는 정말 세진 키보드의 단단함을 맛보긴 어렵다. 분해를 해봐도 이렇게 쉽게 분해된는 세진 키보드는 처음이라서 필자는 순간 두개의 생각이 공존했다.

나의 분해 능력이 향상이 되었던가 이 보드의 만듬세가 별로던가. 필자는 강열하게 전자의 경우를 생각했지만 세이버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후자의 경우가 맞더라는 것이다.


2. 키감

첫 인상부터 그게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한 상태에서의 키감을 확인하기란 여간해서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동등한 입장에서의 타건을 시작했을 때 필자는 사뭇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히 필자의 머리에는 "이 보드는 안좋은 키감일거야..."라는 생각이 "어... 이거 봐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필자가 이 보드를 타건하고 나서 20초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이 보드를 설계하고 제조했던 사람이 의도하지 않은 키감이라고 판단이 되지만 의외로 쫄깃하며서 통통 튀는 맛이 있었다. 게다가 얇은 키캡이 이런 느낌을 가볍게 받쳐주고 있다보니 세진의 중후한 타건음이 발걸음 가벼운 소녀에서 숙녀로 넘어가는 듯한 경쾌함이 녹아있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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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를 모두 쳐보고 나서 이 보드의 키감이 생각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인정 안할 수 없었다. 다만 세진 멤브레인 특유의 부드러움을 기대하는 유저라면 이 보드는 권해드릴 수 없다. 

위에 이야기했듯이 소녀에서 숙녀로 넘어가는 발걸음... 즉, 다르게 생각하면 이도 저도 아닌 타건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좋게 본다면 멤브레인 안에 녹아있는 쫄깃함과 적당히 귀를 자극하는 타건음이 세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세진이 세진 같지 않으니 새롭게 보일 수 있지만 세진이 세진 같지 않으니 세진 키보드가 아닌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필자는 긍적인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고, 빈티지 키보드라는 이유만으로 전자의 경우를 선택했다. 세진 같지 않아서 기분이 좋은 것이다. 세진이든 아니듯... 이 보드는 자신의 몸값에 비해서 100배 이상의 키감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6개의 동시 입력을 지원했고, 키 반응 속도도 괜찮은 편이였다. 가볍게 만들어서 바닥을 치는 소리와 키가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소리가 만나서 경쾌해지고 싶은 타건음, 필자의 리뷰는 점수가 없지만 단,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필자는 87점 정도는 줄 수 있다.

13점이 제외된 것은 이 보드의 형님들의 기본적인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유의 타건음과 이 보드가 가지는 특징은 키가 눌렸을 때의 구분이 전달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아마 얇아진 키캡의 영향으로 리버돔이 올라는 충격을 느끼게 되는게 아닐까 추론해본다.) 그래도 확실히 "눌렸습니다."의 느낌은 아니지만 "눌렸","눌렸" 정도의 구분감을 전달해주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세진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지지 못한 말많은 막내 동생 같은 보드, 걱정스럽지만 그래도 자신일은 생각외로 잘하는 까불거리기를 좋아하는 막내 동생의 모습을 닮은 키보드. 세진 SRK-2233 이다.


아래 타건음을 마지막으로 세진 멤브레인 시리즈 리뷰를 마친다.


처음에는 일반 타법으로 타건후 뒤로 갈수록 구름타법을 응용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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