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해피 만세!!!
하지만, 거의 완벽한 해피해킹도
쓰다 보니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더군요.

1. 방향키를 누르기 힘들다

유닉스 사용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면 hjkl로 방향을 이동하도록 만들었어야 할 텐데
새끼손가락에 모든 방향키를 할당하는 바람에 키를 외우거나 누르기가 힘듭니다.
PgUp, PgDn, Home, End의 위치도 전혀 직관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유닉스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키 배치입니다.
연산 기호는 아예 누를 생각도 못 해봤습니다. ^^

2. 숫자키를 누르기 힘들다

텐키는 사용 빈도가 아주 적지만
이따금 숫자를 연달아 입력할 때는 나도 모르게 텐키를 찾게 됩니다.
저는 세벌식 배열을 쓰기 때문에 한글 IME 상태에서는 H~L, Y~P로 편리하게 숫자를 입력합니다.
하지만 영문 IME 상태에서 숫자를 입력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3. Backspace와 Delete를 함께 이용할 수 없다

Backspace가 Delete보다 많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서를 편집하다 보면 두 키를 연달아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Backspace가 Enter 바로 위에 있다고 해서 누르기가 더 편리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일반 키보드와 같은 자리에 두면
해피에서는 오른쪽 맨 위가 되니 외우기도 쉽고 누르기도 편할 것입니다.
그 아래에는 Delete 키를 두면 됩니다.

4. 사용자 설정이 불가능하다

Fn 키와 일반키의 조합으로 방향 이동, 펑션키 입력을 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만
PFU에서 정해 놓은 조합만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불만스럽더군요.
모든 키를 사용자 설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5. Fn 키의 위치가 비대칭이다.

기본 설정인 우측 Shift 옆 Fn만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부분 Dip 스위치를 변경하여 왼쪽 Alt 키를 Fn으로 쓰고 있을 텐데
차라리 양쪽 Alt 바깥에 키를 더 만들었으면 어떨까 합니다.
즉, Fn Win Alt Space Alt Win Fn 으로 배치하는 거죠.

저는 일반 키보드를 잘라 오토핫키로 키매핑 하여 쓰고 있습니다.
http://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tipntech&page=1&sn1=&divpage=1&sn=on&ss=off&sc=off&keyword=%B8%B6%B4%C3%BE%C6%BA%FC&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32
이러면 위에서 말한 해피의 아쉬운 점이 모두 해결됩니다.
다만, ` 키와 \ 키가 제자리에서 벗어나 갈 곳을 못 찾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물론, 양산 키보드 중에 해피해킹 만한 키보드는 아직 없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과 키감도 나무랄 데가 없죠.

해피 백각을 방출한 지금도 해피 매물이 올라오면 아직까지도 손이 갑니다.
해피 백무각이 장터에 나오면 하나 질러 볼까나...
PFU에서 위의 아쉬운 점을 몇 가지만 해결해 준다면
아니, 그대로 나오더라도 블루투스만 넣어 준다면
신제품으로 하나 더 살 용의가 있는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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