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위 책상밑에 수북히 쌓여있는 20여개의 수집용 키보드...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 이 느낌...
이 느낌은 어디서 온 것인가??
나는 왜 하필 키보드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는가??



때는 바야흐로 2년전, 컴퓨터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던 중,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엔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면, 뭔가 설레임이 있었고
막연한 즐거움이 있었는데 언제부터 그 느낌이 사라진것일까?"
그 간단한 의문이 이 모든것의 시작이었습니다.


그제서야, 나는 검색을 통해, 키보드에도 고급과 저가가 있으며,
옛날에는 세진 기계식 키보드가 주로 보급되었는데,
근래에는 저가형 멤브레인이 주로 보급되면서 키감이 많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90년대 내가 멋모르고 사용했던 키보드가...
나에게 묘한 설레임과 즐거움을 주었던 그 키보드가...
바로 세진 기계식 키보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진 기계식 키보드를 꼭 다시 수중에 넣으리라...
그래서, 그 잃어버린 설레임이 가득한 키맛을 꼭 되찾으리라...
그 키보드만 구하면, 글을 쓰면 명문이 나올것이요, 웹코딩을 하면
멋진 웹사이트가 제작될 것이며, 업무는 능률이 네제곱이 되어 초고속 승진을
하리라..........................................그날이 오리라.... 
그런 다짐을 하며, 인터넷을 뒤지다가, 네이버에  어마어마한 회원수를
거느린 중고나라를 알게되었고, 그리고 이 키보드매니아를 알게 되었습니다.
 

맨처음엔 내가 주로 이용하던 옥션을 통해, 주옥션을 구입하였습니다.
지저분한 키보드가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러나 키감은 역시 좋았습니다.
기대했던것만큼 철컹철컹거리지 않아서 좀 실망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나서, 구입한 것은 필코마제스터치...뽀대도 났고, 키감도 나쁘진 않았지만,
뭔가 심심했습니다... 세진 기계식 키보드만이....궁극적으로 나를 구원해줄수 있다...
그런 무식한 믿음만이 확고해져갔고...
드디어 중고나라를 통해, 세진skm-1080을 구하였습니다.
멀리 분당까지 가서 직거래로 업어왔습니다.
생각했던것보다...................................설레이지 않았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나?


그 즈음,봉천동사는 친구와 같이, 신림동 녹두거리 고서적파는 곳에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헌책에 일가견이 있는 놈이래서, 따라 가게 되었는데....
수북히 쌓인 헌책을 둘러보다가, 볼일을 보고, 나오려 할때,
책 위로, 왠 키보드가 하나 놓여있는 것이었습니다.
무심코 타건을 하였습니다.
어랏! 묵직한 느낌?? 이거 물건이다...싶어서...가게 주인에게 파는거냐 물어보니
파는거랍니다.....주저하지 않고, 7만원주고 업어왔습니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역시나, 유명한 제품이었습니다.
바로 IBM 모델M!!!!


그후로 수시로 중고나라를 들락날락했습니다.
그때까진 키보드매니아의 언어들은 아직 나에겐 외국어였습니다.
당시엔 그저 키보드는 무조건 오래된 제품이 좋은것이라고만 믿었습니다.
세진 멤브레인시리즈, 애플확장2, 그리고, 결국 리얼포스에 이르러서,
키보드 유람은 일단락 되는듯 했습니다.
다른 바쁜일이 생겼었거든요....
최고가 리얼포스를 구입했으니, 다른 키보드는 별볼일없을거란 막연한
생각에, 더이상의 키보드 유람은 필요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리고 2년후,
바쁜일이 끝나고, 한가해질 무렵, 다시금 키보드 시장을 기웃거렸습니다.
맥북을 구입하면서, 쓸만한 맥키보드를 구하고 있었는데,
근래 나온 애플키보드는 구미가 댕기지 않았고, 일전에 사둔 확장2를
쓰고 싶었습니다.
이마테를 구입하든지, 다른 올드 애플 키보드를 구해보고자 한 참이었습니다.
마침, 중고나라에서 이마테를 발견했습니다.
부리나케 업어왔습니다.
옥션 중고시장을 틈틈히 보다보니, 애플디자인 키보드란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중고가 아닌 새것이었습니다. 몇번 고민하다가, 결제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키보드매니아에 오는 발길이 잦아졌습니다.
어느분이 애플확장1을 일반 PC에 사용하도록 ps/2로 개조한 것을 팔고있었습니다.
확장2보다 좋은 키감을 가졌다는 확장1에 이마테가 필요없도록 개조된 확장1.
바로 '줄을 섰습니다'
말로만 듣던 해피해킹 라이트를 그 독특한 키배열을 맛보고저 구입하였습니다.
거기서 그쳤어야했습니다.
중고나라에 해피해킹 프로가 17만원에 올라와있더군요....싼맛에 구입했습니다.
세진 SKM- 2040이란 왼손잡이용 키보드가 중고나라에 올라왔습니다.
인터넷검색을 하여보니, 칭찬이 자자 했습니다. 달려가서 업어왔습니다.


모델엠부터 skm시리즈에 리얼포스, 해피해킹 프로까지...
이제 기성품으로는 성이 안찹니다...
나도 키보드매니아 사진게시판에 있는 알록달록하고 앙증맞은 키보드를 갖고 싶어졌습니다.
.............
.........
......
...



키보드는 나를 궁극적으로 구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좋은 글은 좋은 키보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좋은 생각에서 나옵니다.
그렇지만, 좋은 글에 대한 욕망, 좋은 텍스트에 대한 욕망은
오늘도 키보드에 대한 관심으로 우회적으로 나를 지배합니다.
어릴때부터 텍스트, 기호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것이 키보드에 대한 지나친 애착으로 드러나나 봅니다...


이상, 달을 가리키는 데 손끝만 바라보고 있는 우매한 중생의 넋두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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