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알기로는 TG3는 포커나 KBT RACE같은 제대로 된 미니키보드가 나오기 훨씬 전에 나와서


한번 크게 인기를 끌게 된 미니배열 키보드라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체리스위치 미니배열 키보드를 한번도 써보지 못한 것도 있는데다,


요새 리얼을 팔고 알프스 키보드를 쓰다가 '내가 과연 알프스로 만족하고 있는게 맞는건가'라는 생각에,


싸구려 멤브레인 (K20...)을 사 보았다가 좌절만 맛보고는 키보딩에 대한 의지가 팍 꺾인 것도 있어서,


그나마 경험해보지 않은 체리 흑축을 체험해보자 라는 생각에 TG3 릴레이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즉, 미니배열을 한번 써보고서 적응이 괜찮게 된다 싶으면 660c를 질러보려고 생각중입니다 (-_-;;)



IMG_20130418_011705[1].jpg


TG3을 영입하고 찍어 본 제 데스크샷입니다.


마우스패드는 동네의 아는 피씨방 사장님께 구걸하여 하나 얻어온거라서 본의 아니게 온라인게임 광고를 하게 되었네요 -_-;;


이렇게 보면 모르겠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텐키리스 키보드보다도 훨씬 공간이 절약되어 더 책상이 깔끔해진 느낌이 듭니다.


한번 해피해킹 라이트를 사용해 보았을때, 너무나도 미니배열 키보드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언제나처럼 그랬듯이, 수령해서 즉시 연결해 놓고서 타건하면서 리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IMG_20130418_014618[1].jpg


이게 TG3의 전체적인 키배열입니다.


전체적으로 꼽아볼 특이사항이 있다면,


1. 숫자키 1 키가 길다. (~키를 옆에 넣기에는 MX스위치 크기가 너무 크기때문에 단념한 듯 싶습니다.)

2. 미니배열 특유의 짧은 쉬프트키. (기존의 키보드로 비교하면 거의 Ctrl, Alt키 수준의 크기입니다.)

3. ~ 키가 하단 좌측에 가있다. (1번하고 똑같은 이유로 그렇게 된 듯 합니다.)

4. 스페이스 우측에 있는 각인이 없는 빈 키. (스위치는 박혀있으나 매핑이 할당이 안되어있습니다.)

5. 하단열 우측 알트/컨트럴 대신 인서트/딜리트 키가 들어가있다.


정도가 되겠군요.


미니키보드의 키배열은 워낙 제각각이어서 일반론이 생기기는 거의 불가능하긴 하지만,


써보면서 제가 느낀 느낌을 말하자면, 하단으로 간 인서트, 딜리트키가 알게 모르게 불편하다는 느낌입니다.


자꾸 딜리트키를 누르려고 하면 홈키 혹은 페이지업 키를 누르게 되더라구요..


~키는 사실상 사용할 일이 거의 없으므로 그렇게 큰 불편은 느끼지 못했지만요.



그리고, 스페이스 바로 옆의 비어있는 키를 활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물론, 체리 공식홈페이지를 찾아보면 키매핑 프로그램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워낙 옛날 모델이라서 찾기에는 좀 귀찮아서요..;;


비어있는 키를 우측 알트로 활용하면 얼마나 더 편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측 알트 혹은 한영키의 유무가 가장 키보드 사용하는데 있어서 민감한 요소이기 때문에,


한번은 미니 키보드중 하나인 포커를 영입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측 알트가 없다는 것에 결국 손을 놓고 말았지요...



TG3의 스위치는 흑축입니다.


구흑인지 신흑인지, 그리고 이 것이 변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릴레이 특성상 순정 흑축일 듯 싶네요.


아마, 순정 신흑으로 예상해보고 평가를 내려 보자면,


너무나도 키압이 높아서 (구흑의 와이즈보다도 키압이 센 것 같습니다.. '-') 구름타법을 저절로 하게 된다는것입니다.


너무 키압이 높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스위치가 눌리는 인식범위 바로 앞에서 키 스트록이 멈추는 일이 꽤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 반대로, 스위치가 눌리는 인식범위 바로 뒤에서 키스트록이 멈추고 다시 키를 눌러서 두번 눌리는 일도 일어나구요.


이건 물론, 제가 적응해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는 있겠지만,


쫀득쫀득하다는 느낌은 들지만, 순정흑축은 제 취향이 아닐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여기서 스프링 압력이 약해진 변흑이 되면 참 좋겠지만 변흑 작업된 키보드는 비싸니까요.... ㅡㅜ


그리고, 적축하고는 다른 흑축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사용해본 적축 키보드보다도 서걱임이 매우 적은 편이라는 것입니다.


똑같은 압력의 스프링을 넣어도 흑축과 적축은 서걱임의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때문에 그런 것일까요?



키캡얘기로 넘어가보자면 TG3의 키캡은 ABS 이색사출 입니다.


세월의 흔적 +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흔적에 의하여 상당히 키캡표면이 반질반질해졌지만,


이색사출의 특징 상 각인이 흐려진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세월의 풍화를 받아서 고루 태닝되고 반질반질해져서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이색 ABS 키캡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닙급의 뻑뻑한 ABS보다는 뭔가 전체적으로 반질반질해서 각인이 제대로 살아있는게 더 멋져보인달까요... '-'


리니어에는 ABS 키캡보다는 PBT 키캡이 어울린다는 주의이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새벽에 키보드 연결하고 타이핑하느라 졸려서 두서없이 횡설수설 썼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제가 느낀 감상을 몇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작긴 작다.

- 순정 흑축은 키압이 너무 높은 것 같다.

- 이색 ABS 키캡 너무 좋다.

- 우측 알트가 없어서 불편하다.

- 인서트와 딜리트 위치가 애매하다.


정도가 될 듯 합니다.



아직 첫날이어서 적응이 제대로 안되어 있을지도 모르니, 앞으로 한달동안 타건해보면서 더 적응해봐야겠습니다.

키보딩 졸업.

역시 키보드는 기성품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