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들어온지 얼마안된 지금.
M13 매물을 찾다가 인연이 닿지않아
그냥 이왕 지를거 모델 F 를 지르자는 생각에
장터에 올린글을 보고 어느분이 메일을 주셨더군요.
상태는 양호하고 두대를 보유중이신데 하나를 분양하신다는 내용.
망설이지 않고 질렀습니다. 너무 쉽게....
화요일밤.
직접 집앞으로 친절하게 스포티지를 타고오신 회원분.
원래는 상태가 그리좋지않았다던 그녀석은
아범로고에 비닐도 그대로 붙어있고
키캡을 비롯한 모든부분이 깨끗한
기대이상의 듬직한 녀석이였습니다.
설레더군요. 과연 어떤 키감을 보여주는 것일까 하고...
치는순간. 갑자기.....
제 첫사랑이 떠오르더군요.
제가 국민학교 6학년때 저희학교에 처음으로 컴퓨터실이 생겼습니다.
당연히 컴퓨터 선생님이 오셨구요.
당근 미혼에 긴 생머리를 지닌 아름다우신 여 선생님.
친구와 냉큼 돈을 내고 컴퓨터 수업을 들었습니다.(당시에는 한달에 얼마해서 돈을 받았죠)
물론 잿밥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때의 총총거리던 키보드가 생각나는겁니다.
사실 모델 F 와 제가 어릴때 학교에서 치던 그 키보드의 키감은 다른게 사실이겠지만
왠지 예전 향수를 불러일으켜주는 느낌이랄까요.
80년대 중반이였으니까 시기는 얼추 비슷한거 같기도 하구....
하지만 그 향수와 즐거운 키감을 다른사람과 나누기는 힘들더군요.
(동생)
"머가 이렇게 커? 가뜩이나 책상도 좁은데."
"형. 나 오늘 좀 일찍 자야되거든...ㅡㅡ"
(어머니)
철컹.철컹.철컹....벌컥!
"너 지금 이새벽에 안자고 머하는거야. 내일 출근 안해?"
(여자친구)
"머야? 우리집 키보드에서도 이런소리 나는데?"
"아니 그건 오래되서 달그락 거리는거야...너네집껀 만원짜리 멤브레인이고..."
"아니야. 이소리야. 도대체 이거 얼마주고 산거야?"
"음...저기...삼...만원....."
"뻥치지 말고. 똑바로 말해...."
"사실은 오만원.....ㅡㅡ"
"진짜지?"
"응........ㅜㅜ"
"미쳤어. 너 우리 11월에 결혼하려면 돈많이 모아놔야지. 이상한데 돈을 쓰네 얘가.."
"알았어..."
힘듭니다. 진짜.
그래도 어쩝니까. 전 좋은걸.
딱 한가지 당황스러운건
7년넘게 일반 멤브레인만 써온저로서
달라진 키배열에 좀 당황하다가
엔터를 치다가 자꾸 텐키맨위에 있는
ESC키를 자꾸 누르는겁니다.
왜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그래서 게시판에 글을올리다가 날려먹은게 여섯번입니다....ㅡㅡ
그 외에는 철컹하는 소리와 함께 먼가 심심했던 저의 손가락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느낌이 있어서 좋더군요.
이미 모델 M 은 질러서 기다리고 있고
하나만 더 지르고 잠시 쉬려고 하는데
M13 을 지를지
마제스터치를 지를지
ML-4400 을 지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달 4일날 가입한 초보가 한번 지르기 시작하니까
그냥 연타석이네요.
마지막으로 멀지르죠?
모델 F 를 지르다........
이전 댓글 9
MX5000요.
처음부터 MX5000 을 지르셔도 됩니다 ㅡ.,ㅡ;;;
돌겠군요. 도대체 이 강력한 점염병은 이게 페스트야 콜레라야 아니면 AIDS 야?
여기에도 ESC의 배치에 적응못하시는 분이 계시는군요...^^;;;
Ctrl+Z를 누르면 ESC로 지워진 글을 살려낼수 있습니다...ㅎㅎㅎ
Ctrl+Z 를 모르시는 분이라면 피눈물 흘리실 상황이 여러번 연출될듯 합니다. 저도 IIGS 쓰다가 몇번 그랬죠. (알고 있어어 다행이지.. ^^;)
대단하십니다. 날려먹은게 여섯번 ...
저라면 포기하고 걍 잤을듯; ㅡㅡ [씩씩거리면서 ㅎㅎ;;]
외람되지만 이제부터 지르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지름의 길에 끝은 없습니다. (먼산)
마제스터치 블랙!, ML4400 블랙! 적극 추천드림니다!
남자의 로망은 블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