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비수무리한 맞선을 위해 어제 부산을 갔다 왔습니다.
전 서울에 삽니다. 부산까지 머나먼 길을 가게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작년 12월 중순경 회사내 대학동문회를 갔었습니다.
참석하신 분 중에 퇴직하신 임원분이 계셨었죠. 감히 쳐다 볼 수도 없는 초울트라캡숑 대선배님...-_-;;;
우연히 그 임원분 옆에 앉아 술을 먹고 있는데 그 분께서 갑자기 물어보시더군요.
"자네 여자친구 있나?"
"없습니다."
"그래? 명함 하나 줘봐."
그게 답니다. 당연히 술자리에서의 말씀이시니 별 신경 쓰지 않는 게 당연하고 일상에 파묻혀 살며 다 잊을 즈음인 1월 초... 한통의 전화가 왔었습니다.
"네, ○○○○○○ △△△△△△팀 kukk입니다."
"나 ○○○데 기억나나?"
(가물가물... -_-;;;)
"일전에 내가 그 동문회에서 했던 말 기억하나?"
"네!?! 네..."
(기억날리가 없죠... 술자리에서 그냥 하시는 말씀이신 줄 알았으니...)
"술자리에서 한 말이라고 농담인 줄 알았을텐데, 내 참한 아가씨 있으니 며칠 후에 연락을 주겠네."
그리고 또다시 며칠이 지난 후 다시 연락을 주셨습니다.
당시 너무 바쁘고 해서 소개받은 여자분께 5일 후에나 연락을 했습니다.
"여보세요?"
부산분이라 그런지 낯익은 사투리가 약간 섞인 투박한 듯한 목소리...
(저도 본가가 울산인지라... 경상도 사투리가 익숙한 편이랍니다...)
한 7~8분 이런 저런 이야기랑 농을 주고 받다가 장소를 정하기 위해 여쭤 보았죠.
"저... 아무래도 장소는 제가 ○○○씨 직장근처로 가는게 좋겠네요. 직장이 어디시죠?^^"
"해운대구청이요~"
순간 3초간 저 굳어버리며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부산분이라고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장도 부산이라니...ㅠ.ㅠ
그렇다고 "너무 멀어서 안 되겠네요. 죄송합니다." 이럴 수는 없잖아요...
그것도 대선배님인 전임원분이 소개해주신 건데...
순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부산가는 걸로 해서 2월 초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로부터 무려 2번이나 제가 연기시켰었습니다.
이런저런 일이 생겨서이기도 하지만 내키는 자리가 아니어서
내심 약속을 연기시켜서 여자분이 먼저 GG선언하기를 바랬죠.
그러다 결국 첫 통화 후 두달여만인 어제 점심때 KTX를 타고 부산을 찾았습니다.
4시경에 해운대에서 만났습니다.
20분정도 해변을 거닐다, 부산에 왔으니 회를 먹는게 좋겠다는 그분 제안에 광안리 횟집을 갔더랬죠...
회 하면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 바로 쐬주 이지 않겠습니까?
내키지 않는 자리였기에 첫대면인데도 불구하고 낯짝 두껍게 제가 주문해 버렸답니다.
그분 반응이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안면몰수...-_-;;;
유치하게 혈액형 맞추기로 술 먹이기도 하고...
오후 4시반부터 9시 반까지 쐬주 각이병과 함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주량이 상당하시더군요...
알코올이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때문인데다 볼수록 정말 괜찮은 분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켜보며 참 참하게 보셨다는 임원분의 말씀이 시간이 지날수록 저에게도 느껴졌습니다...
사실 대선배님의 주선이니만큼 의무방어전 개념으로 온건데 왠지 끌리는 겁니다...
이런저런 프로필과 지리적 불리함에 이미 "나가리"라고 결론내렸었던 제 마음은 점점 안드로메다로...( ' ')[먼산]
일부러 빨리 마치려고 다음주 결혼하는 사촌 여자애랑 8시 약속을 잡았었는데...
시간 넘기고 결국 그 사촌이 와서 한시간 더 자리를 함께 하고...
시간도 늦고 사촌과 남편(진)되실 분과의 약속 때문에 자리를 파하는데 아쉽더군요...
일전에 여친이 생기면 빨불을 선물로 줄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https://www.kbdmania.net/board/zboard.php?id=freeboard&page=1&sn1=&divpage=3&sn=on&ss=on&sc=on&keyword=kukk&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4313
기한은 화이트데이인 3/14일 이었고 가망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그분과 있으면서 계속 빨불 생각이 나더군요...
서울과 부산... 원거리 만남을 시작하는게 과연 괜찮을까요?
제 사촌은 사람은 좋은 거 같은데, 그러기엔 물리적 거리 때문에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고 감당이 안될거라며 말리더군요..(어제 제가 쓴 비용만 1 리얼 정도 된답니다...ㅠ.ㅠ)
이런 경험 있으신 분들의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나의 맞선원정기...-_-;;;
이전 댓글 27
서울과 부산이면 좀..아니 상당히 멀긴 머네요.
그런데 전 임원이셨던분이 직접 소개시켜 주신다는건...kukk님 능력있으시군요!!
글세요 사랑은 국경도 초월한다고 하지만, 제 경우는 사내에서 만나서 결혼한 케이스라..거리가 문제가 되겠음니까..ktx란 넘이 있는데...아름다운 결실이 있기를 바라겠음니다..
퓨리넬님// 능력은요... 그냥 옆자리 앉아 있다보니 그렇게 된거죠... 사람은 마음에 드는데 그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이 정말 엄두가 안나게 하네요...ㅠ.ㅠ
모질라님// KTX 왕복비용이 1마제에 육박하더군요... 월급쟁이 입장에서 너무 부담수준을 넘어선 압박이더군요...-_-;;
한번왔다갔다하면 마제 한대 뚝딱!;;;;
kukk 님 제가 지금 부산에 살고 여자친구가 서울에 삽니다. 매달 원거리 데이트를 하는데요..KTX 비용이 장난이 아니지요? 한달에 두번정도 가면..GG 그 덕에 마일리지로 두번이나 KTX를 꽁자로 타긴했지만서두요..내년에나 결혼할려구요..ㅋㅋ 좋은 인연되시길..화이팅요.
진정한 인연이란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해프닝 속에 그 참맛이 있다고 봅니다!! kukk님의 글을 읽어보니 이건 '인연'과 '기회'라는 두 마리 토끼가 공존하는 상황이 'kukk'님에게 발생한 듯 보입니다!! 진정한 남자의 포스는 '결단력'입니다!! 장터에 올라온 괜찮은 키보드를 '살것이냐, 말것이냐'라는 결단력 보다 더욱 고차원적 결단력으로 사료되어 집니다^^ 친구의 아버님께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넘어야 할 산중에 하나로 '청춘시기의 연애사업'이라고 항상 당부하셨습니다! 고로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십시오^^ 마제 몇개 없다고 세상 별일이야 있겠습니까^^;
일단 좋은 분이라고 생각되는 인연을 만났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살면서 맘에 드는 이성 만나는거 흔한 기회 아니더라구요.
방법은 빨리 진행해서 결혼을 하시는게..ㅎㅎ
kukk님이 부산으로 직장을 옮기시는건.. 구청직원이면 공무원 (우와) 이신데 결혼하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제가 너무 앞서가는군요. 암튼 6개월이내에 결혼소식.. 기대할게요..^^
능력은 좋은거에요~ ㅎㅎㅎ
제가 부산모임 갔다 오는 비용은 총 일본내수 1리얼 들었다는;;
오.. 그러면 직거래 불가능하신분들의 릴레이 역할을 하시면 되겠네요.
주말마다 키보드 싸들고 부산으로 가는... ㅎㅎㅎ
유키님// 한달에 두번도 버거울 듯 합니다. 크헉...
花無十日紅™님// "인연"과 "기회"인 듯하긴 합니다만, 연애사업을 진행하려 하기엔 과다한 사업비지출로 파산하는 거 아닌가 몰라요...ㅠ.ㅠ
빨간부엉이님// 제나이 붸스퀸 라빈수이지만 현재 결혼은 생각이 없답니다. 결혼할 여건도 안되고요. 그래도 슬슬 생각은 해야겠지요. 그리고 부산천도는 좀...^^;;
Leaf님// 일본내수 1리얼... 후덜덜... 데이트비용까지 하면 한달에 1오징어씩 나갈거 같다는...ㅠ.ㅠ
악바리님// 그거 나쁘지 않겠군요...ㅋㅋㅋ
수고하시네요. ^^ 예뻐요?
본가가 울산!! ㅎㅎ 반갑습니다.
부디 좋은 결실을 ㅎㅎ
가브리엘님// 이쁘지는 않으나 계속 보니 정감가는 스탈이더군요.
김효조님// 반갑습니다. 울산 가본지도 꽤 되었네요. 두어번 더 만나보고 고민 좀 해보렵니다.
전 아직 이런경험이 없어서 화이팅이라는 말밖에 드릴말씀이... ㅠ_ㅠ 화이팅입니다!
이제 해운대구청 가면 빨불 볼수 있는거예요?
패배코알라님// 감사합니다. 화이팅~!^^
조덕현님// 글쎄요... 아직 여친으로 결정한 것도 아니고 그분 의사도 모르니 미지수랍니다.
구청이라면 공무원이시네요^^
후레아님// 공무원 맞습니다. 더불어 제 사촌과 사촌의 남편되실 분도 모두 공무원... 은근 부럽더군요. 역시 대세는 공무원인 거 같습니다.
저도 고향이 부산이구 여친님께서 부산에 계신지라. (저는 지금 서울입니다.) ktx 카풀을 적극적으로 권해드립니다. ^^ 부담이 아무래도 덜하니 ^^
kukk님 힘 내세요. 서울-포항 매주 다니던 형님도 계셨더랬습니다.;; 한 3년 그렇게 하시고 결혼하셨던거 같군요. 인연이다 생각할때 자존심이고 뭐고 던지고 달려들어야 합니다. -ㅂ- 재는 순간 사랑은 끝. -_- (인거 같더군요. 나이 들수록 심해지는 거 같아요. orz)
그나저나 힘드시면 맥미니 변태흑축 내놓으세요 ㄲㄲ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부산 서울 . . 좋죠 ㅋㅋ 비행기도있고 버스도 기차도 다 있잖아요 ㅋㅋ
제 예전 여친은 전남 무안에서 40분가량 들어가는 곳이 본집이였는데
어버이날 부산에서 출발했죠 7시간 반인가 8시간 반인가 걸리더군요;;
더군다나 광주에서 내려서 무안까지 가는 차도 갈아타야되고 ㅋㅋㅋ
교통편만 불편하지 않으면 그정도는 무난합니다 ㅋㅋ
MasterLoad님// 이미 철도회원권 발급 받았답니다.^^;;
Sad Nova™님// 말씀대로 역시 시간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에헴!님// 3년은 좀...-_-;;; 여튼 느낌 갖고 필충만하면 지르겠죠...ㅋㅋ
그리고 맥미니 변흑은 절대불가랍니다...ㅋㅋ 리얼이나 내놓을 준비해야 겠습니다.
살바토레님// 흠 8시간반...-_-;; 대단하십니다. 전 웬만한 수도권에 있어도 힘들던데... 빠워옵럽이군요.ㅋㅋ
마산-서울에 이어 서울-도쿄도 있는데요 멀... ㅋㅋㅋ
dspaudio님// 컥... 전 세발의 피가 되어버리는군요...흠...
KTX 타면 홍보책자인가? 잡지같은거 있잖아요? 거기 앞부분에 보니까
원거리 연인들의 KTX 이용기~뭐 그런게 있더라구요~
아무튼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