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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축과 흑축을 주력으로 쓰다가 이번에 리얼이를 영입했네요.

받자마자 애국가 1절을 치면서 느낀 것은..


"아.. 그래, 그 때 그 흑축이 바로 이랬어야했어!" 였습니다.

바로 제가 처음 흑축을 써보기 전에 멋대로 상상했던 그 느낌을 리얼포스가 가져다 준것이죠.


실제로 흑축은 너무나 높은 키압으로 제 나름의 환상을 무참히 깨뜨렸고

약하게 개조된 흑축은 오리지널의 문제점이 해결된 것이 아니라

키압도, 구분감도 애매해진..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린 문제점이 오히려 더 늘어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키압을 극복하고 흑축을 쭉 쓰다보면 그 반발력이 아주 고급스럽게 느껴지면서

(상대적으로 갈축은 싸구려처럼 느껴지게되고-_-;)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꺼야! 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쓰다보면 묘하게 아쉬운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마다 추슉- 추슉- 들어가는 갈축 키보드로 바꿔쓰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지만

머릿속에 맴도는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그것이 뭘까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예전에는 몰랐던 것을 지금 리얼포스를 써보니 알겠네요.


바로 흑축의 '스프링 하나로 반발력을 주는 스위치' 그 자체가 아쉬운 요인이었습니다.

즉, '나란 스위치.... 밀어내는 것 밖에 모르는 못난 스위치....'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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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리얼포스의 스위치는 여기에 러버돔을 넣어서

특유의 쫄깃함을 더했는데 이것이 손가락을 적당히 밀어내다가..

어느 시점을 지나면 손가락을 바닥으로 확 빨아들이면서


소위 말하는 밀땅이라는 것을 기가 막히게 구사하는 매력적인 스위치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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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축의 반발력이 주는 느낌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데다가

거기에 쫄깃한 구분감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 리얼포스 55g 균등의 키감이 아닌가 싶네요.


또 다른 표현대로 확실히 피아노 건반 - 특히 검은 건반을 누르는 듯한 느낌입니다.

건반을 아무 생각없이 누르다보면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탄력적인 두드림

손가락 끝에 맺히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딱 이 느낌입니다.


체리 스위치인 흑축과 토프레 스위치는 전혀 다른 스위치이지만

개인적으로 리얼포스 55g 균등의 키감은 흑축의 최종 진화형이다. 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POSITIVE

유선적인 느낌의 아름다운 디자인

너무 조용하지도, 시끄럽지도않은 절제된 타건음

투톤 승화키캡을 한 큐에.


NEGATIVE

버블 스타일의 윈도 키

부실한 마감처리

비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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