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친엘프입니다.

이번에 데커드 님의 TG3 돌려쓰기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서(사실 저 밖에 손을 안 든 것 같은 느낌이지만) TG3를 받아서 리뷰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TG3에도 몇 가지 변종이 있는데, 보통 붉은 색 LED가 박혀 있는 일명 빨불(빨간불)’LED가 없는 TG3가 있고, 터치패드가 달려 있는 TG3와 그렇지 않은 TG3가 있습니다. 더 많은 변종(배리에이션)이 있을 수 있으나 당장 제가 기억에 나는 것은 저 정도입니다.

 

사실 저는 데커드 님의 이벤트 TG3을 만져보기 전에 TG3를 만져본 적이 있긴 합니다. 한때 일괄판매에 우선권을 주던 시절, 크림치즈나 그라파이트 같은, 인기 있는 이색 키캡들과 함께 일종의 폭탄돌리기 식으로 돌던 물건을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흑축 키보드를 만져본 적이 없어서 흑축을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구입을 했는데, 키캡을 열어보니 왠 갈색 녀석이 머리를 빠끔히 내밀고 있더군요. 제게 이것을 넘긴 분도 실제로 사용을 해 보지도 않아서 갈축으로 교환이 되어 있던 것인줄도 몰랐었고요.

 

이 갈축 키보드에는 적응을 못하고 방출을 하고 말았습니다. 일단 키압이 문제였습니다. 스페이스바까지도 갈축을 적용을 하였는데, 스페이스바를 칠 때마다 압이 너무 낮아서 엄지손가락이 아팠습니다. 뒤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배열의 문제도 있고요.

 

그리고 다시 TG3를 영입하기에는 여러 모로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 동안 흑축도 만져 보고 그랬던 터라 크게 관심을 갖지 않던 차에, 마침 돌려쓰기 이벤트 기회가 되어 참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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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데커드 님의 TG3를 사용하기에 앞서 고이 보관해 오던 카제 컨버터를 하나 뜯었습니다. 이 녀석은 AT 단자를 이용한 녀석이고, AT to PS/2 젠더를 통해 PS/2로 연결할 수 있지만, PS/2 인터페이스는 컴퓨터의 전원을 내리고 꽂아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불편을 없애려고 카제 컨버터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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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찍은 샷입니다. 전체적인 키배열을 볼 수 있습니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숫자 1 키의 키캡이 큽니다. 그리고 ~ 키가 CtrlAlt 옆에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을 치려다 보면 숫자 1을 치게 되지만, 조금만 적응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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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는 편집키 등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습니다. 많은 미니 배열 키보드들이 그러하듯 최대한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바짝 붙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니 배열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배열은 굉장히 불편하고 꽤 적응을 요합니다. Home, Pageup, Pagedown, end 키가 모두 그렇습니다.

 

특히나 InsertDelete의 위치가 특이한데, 저는 Delete 키는 많이 쓰는 편입니다. 문서편집을 하면서 Backspace처럼 쓰곤 하지요.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되지만, 조금 쓰다 보면 새끼손가락을 간단하게 내려서 타자를 할 수 있으니 그리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니 배열을 접할 때 늘 곤경에 처하게 되는 짧은 오른쪽 Shift는 영 적응이 안 됩니다. Enter를 치다가 다른 키를 치게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우측 Shift를 치려다가 화살표를 누르게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하지만 미니배열에 잘 적응을 하여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으니 이것은 적응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이는 TG3만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이 리뷰를 TG3을 이용하여 쓰고 있는데, 적응만 된다면 사용이 나름대로 편할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사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무엇이든 적응을 하면 되는 것이고, 키보드 동호회에서 자신에게 맞는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있는 분들에게 많은 적응을 요한다면 그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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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은 이색사출 키캡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조금 나타나 있고, 사람들의 손을 타다 보니 ABS 키캡의 표면이 반질반질해 졌습니다만, 이색사출답게 선명한 각인을 자랑합니다. 키캡을 뽑아서 뒷면을 보니 얇은 이색사출입니다. 그리고 문자각인부의 플라스틱을 아낀 듯이 보입니다(실제로 그러진 않았겠죠).

 

하단열이 문제가 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측 콘트롤과 알트를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측 콘트롤을 윈도키로 매핑을 해서 사용을 하기 때문에(윈키리스 키보드를 많이 씁니다), 콘트롤로서 사용하지 않을 뿐 사용하는 때가 많습니다. 제 경우가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우측 알트와 콘트롤을 한/영 전환키나 한자 전환키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 전환키들이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TYPE3(ShiftSpace로 언어 전환)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크게 불편을 느끼진 않지만, 많은 분들이 여기서 문제에 마주하게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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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진 또 하나의 미니 키보드인 포커와의 비교입니다. 포커는 미니 키보드이지만 배열 자체를 일반 배열과 큰 차이를 두지 않아서 좋아합니다. Fn과의 조합으로 사용해야 하는 편집키도, 조합으로 사용해야 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나름대로 직관적으로 배치가 되어 있어서 조금만 적응을 하면 익숙해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애초에 조합을 통해서 입력을 해야 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다면 포커를 사용하기 무리겠죠.

 

제일 위에는 케이맥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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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3의 뒷면입니다. 아주 단순한 구성입니다. 살짝 선이 나오는 공간이 보이는데, 좌우로 하나씩 나 있습니다. 뜯어보지 않아서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아마도 내부에서 선배치를 하면 반대쪽으로 선을 꺼내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키보드의 배치에 도움이 되겠죠). 그리고 포커도 마찬가지지만, 뒷다리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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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와의 비교입니다. 너비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세로길이는 꽤 차이가 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열이 하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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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비교입니다. 위의 뒷면 사진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TG3는 높이를 높일 수 있는 장치가 없습니다(사실 포커도 그러하지요). 포커와 비교해 볼 때 후면 높이가 더 높은 편이긴 한데, 전면 높이도 더 높습니다케이맥2와의 비교에서는, 저의 케이맥2는 뒤에 알루 범폰을 덧대서 높이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이를 감안한다면, 케이맥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G3의 사용에 근본적인 불편함을 느꼈다면, 뒷높이가 낮은 것은 아님에도 앞 높이 또한 높기 때문에 실제 고도차가 크게 나지 않아서 저처럼 뒤를 높여 쓰는 분들에게는 영 적응하여 사용하기가 힘이 듭니다. 스텝스컬처2가 적용되어 있긴 하되, 그 각도가 대단히 완만하게 느껴집니다. 이는 TG3의 키캡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고, 하우징 자체의 경사에 관련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TG3의 흑축은 압이 상당히 높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걱거림도 꽤 느껴졌고요. 실제로 압이 높은지는 측정을 해 봐야 아는 것이지만, 키보드를 칠 때에 느껴지는 압력은 실제 압력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압의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라 할지라도 포커를 사용할 때에 조곤조곤하게 쓰는 그 느낌과 풀배열 키보드를 사용할 때의 타격감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TG3의 흑축 압은 상당한 압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중구난방 리뷰를 마칩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이벤트를 열어주시 데커드 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마지막은 사진촬영에 도움이 된 저의 헝그리한 스트로보... 가 아니라 보시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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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BM Model M 1391401 : 희색 IBM 로고. 분리형 PS/2 컬드 케이블. 이중키캡. 주력.

IBM Model M 1391472 : 회색 IBM 로고. 일명 우주지킴이(Spacesaver).

IBM Model M 42H1292 : 회색 타원에 파란 IBM 로고, 일체형 PS/2 직선 케이블, 이중키캡, 스페어 키보드

IBM Model M2 1395300 : 뜻하지 않게 소장하게 된 녀석.

KMAC2 (Clear Switch) : 무보강 65 변백 차등.

Poker X (Black Switches) : 휴대용. 흑축.


Cherry G84-4700LPBUS-0 : 모드4, ML스위치,

Cherry G80-3700 : 모드4. 흑축.

Cherry G80-3000-LSMEU(Blue Switches) : 체리청축 풀배열은 클릭의 순정품의 느낌.

Cherry G80-8929LPBKO(Brown Switches) : 최고의 가성비 주옥션.

Cherry G80-8200LPBUS-2(Brown Switches) : 다수의 매크로 키, 구갈축.

Dolch : 구청축 보다는 하우징.